"文정부, 국민이 몰표했다고 폭주 말라" "중도개혁의 봄 온다…제3지대 지켜야"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6일 제21대 총선 결과와 관련, “나는 선거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당초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해 20석을 보유했던 민생당은 이번 총선에서 한 석도 건지지 못하는 처참한 성적표를 거뒀다.
그는 총선 참패에 대해선 “모두 민심을 헤아리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며 “열심히 선거운동에 임해준 후보자 여러분과 당직자와 지지자 여러분께도 면목이 없다.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대단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손 위원장은 압승을 거둔 정부여당을 향해선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몰표를 오해하여 오직 이념과 진영 위주로 폭주하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원들에 대해선 “우리가 포기하면, ‘건전한 견제와 균형’이 사라진다. 나라가 안에서부터 조금씩 병들 것”이라며 “중도개혁의 봄은 반드시 다시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제3지대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해야 할 일이 있다. 더 이상 정치를 거대양당의 싸움판으로 내버려 둘 게 아니라 정당간 협의와 타협을 통한 합의제 민주주의로 가도록 제도 개혁에 앞장 서는 것”이라며 “제3정당이 타협과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거대 양당 구도를 초래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선 “선거법 개정을 통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보완해야 한다”며 “지역구 후보 몇 명 이상을 내지 않는 정당에게는 비례후보를 낼 수 없게 해야 하고, 비례의석수를 늘려 연동형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민생당 호남 중진 의원들, 세칭 ‘올드보이’들은 민망한 성적표를 안은 채 무더기로 물갈이됐다.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등 세칭 ‘박정천’을 비롯해 박주선, 김동철, 조배숙, 유성엽, 황주홍 의원 등 지난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바람으로 더불어민주당을 꺾었던 중진들이 모두 패했다.
한때 호남을 석권했던 민생당 몰락은 예견된 결과라는 것이 정가의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호남의 지지가 압도적인 데다가, 바른미래, 민주평화, 대안신당 등 3당 통합부터 비례대표 파동에 이르기까지 이들 호남 중진들이 볼썽사나운 기득권 다툼과 계파 싸움을 벌여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