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서울 광진구 군자어린이집에 마련된 투표소에 자가격리자 및 발열자들을 위한 임시 기표소가 설치되어 있다. 2020.4.15/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의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전례 없는 방역 대책과 함께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이후 투표소발(發)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같은 국면에서 선거를 미룬 해외 여러 국가에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15일) 오후 6시 기준 투표율은 66.2%로 지난 1992년 제14대 총선의 71.9%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선거인 4399만4247명 중 2912만8040명이 투표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직후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됐던 ‘총선 연기론’에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월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총선을 연기한 적은 없는 것 같다”며 “3부(입법·사법·행정) 중 입법부의 부재상태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최종적으로 마련된 방역 대책은 Δ투표소 입장 전 발열 체크 Δ마스크·비닐장갑 필수 착용 Δ손 소독제 필수 사용 Δ투표 물품·투표소 상시 소독 Δ선거인 간 거리두기 Δ임시 기표소를 통한 유증상자·자가 격리자 투표 방안 등이었다.
총선 당일 자가격리자의 조건부 투표 허용 방안이 세심하게 마련됐다. 지난 13~14일 양일간 미리 투표 의향을 밝힌 자가 격리자에 한해 투표 시간이 임박한 오후 5시20분~7시까지 한시적으로 격리를 일시 해제한 뒤, 도보나 자기 차량으로 투표소까지 이동하게 하는 것이다.
자가 격리자는 다른 선거인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별도 장소에 대기한 뒤, 다른 선거인들의 투표가 끝난 시점에 투표할 수 있었다. 이때 투표를 전후해 전담 공무원에게 이동 및 귀가 사실을 알려야 했다.
행동 지침 자가 격리중인 선거인의 투표 관리를 담당하는 임시 기표소의 투표 사무원은 전신 보호복과 안면 보호구, 마스크, 의료용 장갑 등을 착용해 감염 노출을 차단했다.
아울러 투표에 임한 유권자 전체에 발열검사를 실시함으로써, 지금까지 포착되지 않았던 유증상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는 방역 대응 모델이 선거 과정에 결합된다는 의의도 있었다.
다만 사전투표일과 투표 당일 일부 투표소는 사람이 몰리면서 1m 거리두기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또 서울 강남구에서는 사전에 투표를 신청한 자가 격리자 10명 전원에 대해 발열 체크가 이뤄지지 않은 채 투표가 진행됐으며, 송파구에서는 자가 격리자와 일반 유권자가 한데 섞여 투표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