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투표소가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학교에서 한 유권자가 비닐 장갑을 끼고 투표를 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한국은 압박 속에서도 어떻게 ‘진정한 민주주의’를 지키는지 보여줬다”
외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가운데 선거를 치른 한국에 대해 주목했다. 긍정적 평가와 함께 “위기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가 오히려 민주주의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엇갈린 우려도 있었다.
1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유권자들은 최소 3피트 이상 떨어져 줄을 섰다. 체온을 측정하고 준비된 비닐장갑을 꼈다가 투표 후 버리고, 자가격리자는 별도로 마련한 투표시간과 장소에서 선거를 치렀다”며 “한국인들은 선거와 공중 보건을 어떻게 동시에 지킬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교훈은 분명하다. 사전에 충분히 신경 쓰기만 한다면 11월 대선을 연기하거나 우편 투표를 해야 할 필요가 없다. 한국 역시 거대 양당의 갈등이 심하지만 공정하면서도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선거 방법에 대해선 합의했다”며 “미국이 이를 배워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문재인 대통령의 범진보 세력이 코로나19를 전반적으로 성공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록적인 대승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NYT는 “두 달 전만 해도 악화되고 있는 실업률, 문 대통령의 최측근과 관련된 스캔들 등으로 총선 전망은 밝지 않았다. 당초 코로나19에 대한 대응도 그 위협을 과소평가했다는 비판을 받았었다”며 “하지만 대규모 진단 검사와 자가 격리를 실시하며 한때 확진자 2위 국가에서 외국 정상들에게 진단키트 러브콜을 받는 등 상황이 시의적절한 때 반전됐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이 교착 상태에 빠졌던 대북관계 활성화나 검찰 개혁 등을 밀어붙일 원동력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