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총선에서 17석을 차지하면서 범여권 ‘제2원내교섭단체’ 구성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공동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시민당의 독자 정당 유지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과 협의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총선 하루 전까지 “선거가 끝나면 민주당과 통합한 뒤 해산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던 것과는 달라진 입장이다. 통합 대신 독자 정당 유지 가능성이 커진 것은 민주당이 자체 과반 의석(163석)을 확보해 합당 필요성이 낮아진 데다 추가로 교섭단체를 만들 경우 입법이나 국회 원구성을 둘러싼 원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더불어시민당의 교섭단체 구성은 21대 국회에서 첨예한 갈등이 예고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추천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장추천위원회는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당연직 3명과 여당 추천 2명, 야당 추천 2명 등 7명으로 이뤄지고 이 중 6명이 찬성하면 안건을 의결한다. 더불어시민당이 교섭단체가 돼 야당 추천 몫을 가져올 경우 공수처장을 여권에서 원하는 인물로 추천할 수 있는 셈이다.
더불어시민당이 20석인 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의석이 3석 더 필요하다. 이에 당내에서는 민주당 소속 의원을 이적시키거나 열린민주당과 연합하는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구체적인 구성 시기와 방식은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합당 여부를 살펴보면서 결정할 방침이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