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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여왕 ‘아이리스’, 美서 검거 4년만에 ‘방호복 송환’

입력 | 2020-04-17 03:00:00

위챗 대화명 ‘아이리스’ 사용 40대… 튜브로 필로폰 감싸 인형에 숨겨
14차례 3000명 투약분 항공특송… 지난달 30일 국내 도착뒤 격리구금
檢, 구속기소… 중국 공범도 추적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A 씨(왼쪽)와 호송팀 수사관들이 방호복을 입은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미국에서 모바일 메신저로 주문받은 마약을 국내에 팔아온 40대 한국인 여성이 검거된 지 약 4년 만에 국내로 송환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 여성은 마약 판매에 중국 모바일 메신저 ‘위챗’(한국의 카카오톡 격)을 주로 이용했다. 한국 검찰은 중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여성의 공범을 추적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호삼)는 16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A 씨(44·여)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2004년 출국해 미국에서 불법 체류하던 A 씨는 2015년 4∼10월 위챗 등으로 주문받은 필로폰과 대마 등 마약류를 국내로 보냈다. 모두 14차례에 걸쳐 필로폰 95g과 대마 6g을 판매했다. 필로폰은 약 3000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A 씨는 메신저 대화명으로 ‘아이리스’를 사용했는데 A 씨로부터 마약을 산 국내 구입자들 사이에선 ‘마약여왕’으로 불렸다. 검찰은 A 씨가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중국에 있는 공범으로부터 ‘마약사업을 같이 해 보자’는 제안을 받고 2005년부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범이 온라인에서 주문을 받아 A 씨에게 전달하면 A 씨가 미국에서 마약을 구해 한국으로 보냈다. 항공특수화물로 마약을 보냈는데 빨대나 튜브로 감싼 필로폰을 바지 밑단이나 인형 다리 속에 숨겼다. A 씨로부터 마약을 구입한 국내 매수자 4명은 2015∼2016년 모두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의 유죄가 확정됐다.

A 씨는 지난달 30일 국내로 송환됐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던 A 씨가 2016년 6월 미국에서 검거된 지 3년 9개월 만이다. 3명으로 구성된 호송팀이 미국으로 가 A 씨를 데려왔다. 한국 법무부는 2016년 7월 미국 정부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고 미국 법원은 2019년 3월 인도를 결정했다. 하지만 A 씨가 미국 법원에 인신보호를 청원해 국내로 송환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검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A 씨를 2주간 격리 구금시켰다가 기소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