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스타 살라도 이집트 총리의 특별 병역특례로 유럽 남아 박지성은 2002년 월드컵 4강으로 병역 혜택 받아
토트넘 홋스퍼의 한국인 스트라이커 손흥민(28)의 해병대 입소가 유럽에서도 화제다.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병역의무로 고민한 스타가 손흥민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손흥민이 20일 제주도 해병대 9여단에 입소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병역 특례혜택을 받은 손흥민은 3주간의 기초군사 훈련을 소화하면 병역 의무를 다하게 된다.
지난 2월 골절 부상으로 재활 중인 손흥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잉글랜드 축구가 정지된 시기를 활용해 군사 훈련을 받기로 했다.
손흥민의 병역 의무는 토트넘의 오랜 고민이었다. 지난 2015년 영입 당시부터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할 경우 상주상무 등을 통해 입대해야 하므로 수백억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손흥민을 재판매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아 대체복무가 가능해졌고, 이번 기초군사 훈련을 마치면 축구계에서 계속 종사하는 것을 병역 의무를 수행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포진한 EPL 무대에서 손흥민처럼 병역 의무로 고민한 스타는 다수 존재했다.
현역 선수 중 가장 대표적인 선수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다. 스위스 명문 FC바젤에서 유럽 무대에 데뷔한 살라는 2014년 첼시(잉글랜드)로 이적할 당시 병역 문제로 이집트에 돌아갈 위기에 놓였다.
살라는 학업을 이유로 입대를 미루고 있었는데, 이 사유가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집트 총리가 나서 특별 병역특례로 유럽에 남을 수 있었다.
살라는 이후 첼시, 피오렌티나, AS로마(이상 이탈리아)를 거쳐 2017년 리버풀 이적 후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다만 병역 혜택 서류를 조금만 늦게 제출했어도 아찔한 상황이 발생할뻔했다. 당시 그의 고향인 우지체와 베오그라드가 모두 북재서양조약기구(NATO)군의 폭격을 받으면서 징집 대상이 확대됐다. 비디치는 이틀 차이로 군대에 가지 않았다.
아스널에서 뛰었던 독일 출신 수비수 페어 메르테자커는 본인이 병역 특례를 신청했다. 2m에 육박하는 장신인 그는 자신이 전차나 잠수함에 타기에 너무 크다는 이유로 탄원서를 보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의료 봉사로 대체 복무했다.
리버풀과 첼시, 아스널에서 활약했던 이스라엘 출신 요시 베나윤은 18세에 이스라엘 리그에서 뛴 것으로 대체복무를 인정받았다.
자국리그에서 활약하며 병역 의무를 마친 베나윤은 라싱 산탄데르(스페인)을 거쳐 EPL에 입성했다.
손흥민의 선배로는 맨유에서 ‘산소탱크’ 불리며 전성기를 보낸 박지성이 대표적이다. 박지성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 출전해 4강 신화를 이끌었다. 놀라운 선전에 한국 정부는 16강 이상의 성적을 낸 선수들에게 병역특례 혜택을 부여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