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코로나19 위기’ 극복 주역들
지난달 24일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을 방문한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자문위원단은 이 병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대응을 높이 평가했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제공
대구 북구 칠곡경북대병원이 세계 최초로 도입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코로나19 진단검사의 획기적인 사례로 꼽힌다. 손진호 병원장의 제안으로 2월 23일부터 운영했다. 이어 영남대병원 등이 설치했고 한때 대구 지역에서는 10곳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운영됐다. 2월 23일부터 이달 16일까지 대구 지역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의 검체 건수는 1만6073건으로 같은 기간 대구 지역 전체 검체 건수의 약 15%를 차지한다. 손 원장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시민들이 검사조차 받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검사 시간을 기존의 30분에서 5분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치료하는 생활치료센터도 대구시가 처음 제안했다. 대구시는 지난달 1일 정부에 생활치료센터 설치를 제안했다. 당시는 병상 부족으로 입원하지 못하는 확진 환자가 1600명가량 됐던 시기다. 일부 확진자는 입원 대기 중에 사망하기도 했다.
민간병원인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은 건물을 모두 비우고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나섰다. 김권배 동산의료원장은 “병원 모태인 제중원은 120년 전 한센병 환자 구제와 풍토병 치료에 힘썼다. 제중원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대구동산병원은 환자 병동을 경증과 중증으로 분리해 운영했다. 입구부터 출구까지 감염 요인을 차단하는 동선을 구축했다. 현재까지 원내 감염 등의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달 24, 25일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자문위원단이 병원을 방문했다.
안내를 맡았던 김현아 감염내과 교수는 “WHO 자문위원단은 민간병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보고 감동적이라고 평가했고 신속하게 전담병원으로 전환한 것을 놀라워했다. 전 세계에 적용할 로드맵을 만들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