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업망 무너지고 생산 중단… 르노삼성은 수출 1년새 73% 급감 협력사 조업단축-임금삭감 ‘휘청’… 운영자금 바닥, 연쇄도산 우려 업계, 32조원 긴급 지원 요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유럽 등에서 차량 생산과 판매가 모두 중단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4월 수출이 1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18일 오전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수출선적부두가 수출을 앞둔 차량들로 가득하다. 울산=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가 붕괴 직전에 놓였다. 수출 등 해외 비중이 60%(지난해 60.8%)를 넘는 국내 완성차 업계가 해외 판매 실적 저조로 국내외 생산라인 가동을 잇달아 중단하면서 그 불똥이 부품업계 전반으로 옮겨붙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자동차 부품업체의 연쇄 도산을 막기 위해 정부에 32조 원 이상의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에 따르면 부품사들의 올해 만기 예정 채무는 2조4000여억 원, 1차 협력사가 2, 3차 협력사에 매출채권으로 발행하는 어음이 7조2000여억 원에 달한다. 어느 한 곳이라도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는 완성차 회사부터 부품사까지 운영자금과 대출 만기 연장, 수출금융 등 긴급 자금 32조8000억 원 지원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자동차 등 기간산업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미국 등 해외 주요국들이 선제적으로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선 것과 달리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업 대출과 회사채 매입에 2조3000억 달러(약 2800조 원)를 투입하고, 유럽과 일본도 최대 수천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절벽에서 우리 기업들이 생존하려면 무엇보다 유동성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