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벤츠 2대 8개월 행로 조사… 伊-네덜란드-中-日-韓-러 거쳐 선박 식별장치 꺼 추적 회피 추정
2018년 6월 제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태운 번호판 없는 벤츠 리무진이 도심을 지나고 있다. 동아일보DB
18일(현지 시간) NK뉴스 등 외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최근 전문가패널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S600 2대를 불법 수입한 것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미 안보전문 싱크탱크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가 분석한 내용을 유엔 대북제재위가 공식 확인한 데 따른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바흐 2대를 최초로 구입한 곳은 이탈리아 차량업체다. 이 업체는 2018년 2월 독일에서 차량을 사들여 이탈리아에 등록했다. 4개월 뒤 이 차량들은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 적재됐다. 네덜란드를 떠난 차량은 중국 다롄항에 도착했으나 다롄항이 화물 환적을 승인하지 않자 차량 수탁인을 변경한 끝에 8월 말 일본 오사카항을 거쳐 9월 부산항에 도착했다.
또 북한은 지난해 안보리가 금지한 석탄 등을 불법 수출해 수천억 원대의 수익을 거뒀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8월 최소 370만 t의 석탄을 불법으로 수출해 3억7000만 달러(약 4500억 원) 규모의 이득을 챙겼다. 역시 제재 대상인 2200만 달러 상당의 하천 준설 모래를 최소 100차례 중국에 판매했다. 북한은 안보리가 연간 50만 배럴 한도로 규정해 놓은 정유제품 수입 규정도 위반했다. 북한은 지난해 1∼10월 최소 143만 배럴, 최대 389만 배럴의 정유제품을 수입한 것으로 추정돼 규제 한도를 훌쩍 넘겼다.
김예윤 yeah@donga.com·한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