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0년 1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 발표 살처분 집중된 작년 4분기 대비 7만1000마리↓ 소값 가격 상승에 한·육우 사육마릿수 역대 최대
구제역 이후 가장 많은 돼지를 살처분하게 했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여파가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양돈 농가에선 2011년 최악의 구제역 사태 이후 지난해 4분기에 가장 많은 돼지를 살처분했는데, 농장에 돼지를 다시 들이는 시점이 늦춰지면서 올해 1분기에도 집돼지 수가 전 분기 대비 줄었다.
20일 통계청과 축산물품질평가원이 공동 작성·발표한 ‘2020년 1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1일 기준 사육 돼지의 마릿수는 1120만8000마리로, 전 분기(1128만 마리)보다 7만1000마리(-0.6%)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ASF로 인해 대대적인 살처분이 이뤄진 이후 아직 농가에서 입식(돼지를 들임)이 본격화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ASF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를 맡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는 야생 멧돼지에서의 추가 발병이 멈추기 전까지는 양돈 농가에서의 재입식도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까지 야생 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건수는 545건에 달한다.
다만 사육 돼지 마릿수를 1년 전과 비교하면 9000마리(0.1%) 소폭 증가했다. 비육돈(5개월 이상 사육해 식용으로 출하 가능한 돼지) 사육 마릿수가 지난해 3월(316만 마리) 대비 올해 3월(318만8000마리)에 늘어난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같은 기간 한·육우 사육 마릿수는 316만2000마리로, 직전 분기보다 7만5000마리(-2.3%) 줄었다. 다만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만3000마리(3.4%) 증가했다. 1분기만 놓고 보면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3년 이래 최대치다.
농가에서 사육된 젖소는 40만9000마리로 집계됐다. 전 분기 대비 1000마리(0.2%), 전년 동기 대비 2000마리(0.5%) 증가한 수준이다. 2018년(8만4000마리) 대비 2019년(8만6000마리)에 생산이 늘면서 2세 미만 젖소 수가 늘었다.
계란 생산을 목적으로 사육되는 닭(산란계)은 7281만1000마리로, 1년 전보다 270만8000마리(3.9%) 늘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11만 마리(0.2%)가 늘었다.
계란을 오래 낳은 닭(산란 노계)을 도태(식용이 아닌 비료용으로 처리하는 것) 처리한 건수가 늘면서 입식이 늘어난 영향이 있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산란 노계 도태 건수는 2019년 3811만6000마리로, 2018년(2056만8000마리) 대비 증가했다. 계란 가격이 상승한 영향도 작용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특란 10개 가격이 2018년 12월~2019년 2월 기준 802원에서 2019년 12월~2020년 2월 1117원까지 올랐다.
식용 닭(육계)은 9635만 마리 사육됐다. 1년 전 대비 275만 마리(2.9%), 전 분기 대비 761만1000마리(8.6%) 불어났다. 씨닭(종계) 마릿수가 늘면서 육계 생산도 늘었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육용 종계 입식 실적은 2018년 9월~2019년 5월 기준 591만5000마리에서 2018년 12월~2019년 8월 기준 602만1000마리까지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닭이나 오리의 경우 사육 기간이 짧아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한·육우, 젖소 관련 자료는 2017년 3분기부터 소 이력제 자료를 활용해 작성되고 있다. 소 이력제는 법인을 포함한 농장을 대상으로 소 개체에 대한 전수 신고에 기반을 둔다. 돼지 역시 돼지 이력제를 기반으로 한 통계 결과를 2017년부터 제공하고 있다. 닭과 오리는 용도별로 각각 3000마리 이상, 2000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가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