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제위기]지자체 단기일자리 지원 몰려
청년들이 최근 지방자치단체의 단기 일자리에 몰리는 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들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절박한 현실이 반영돼 있다. 원하는 일자리에서 언제 채용 공고가 나올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라 당장의 생활비 마련이 급한 데다 자칫 실업 기간이 길어져 경력단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 코로나로 직장 잃고 주민센터 임시직에 몰려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지자체들이 뽑은 청년 단기 인턴들은 대부분 코로나19로 업무가 폭증한 각 동 주민센터에 배치됐다. 지자체의 재난지원금 지급이나 소상공인 지원 등 각종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돕는 게 이들의 주요 일과다.
코로나19로 다니던 회사에서 일자리를 잃은 뒤 지자체 단기 일자리에 지원하는 청년들도 많다. 경기 안산시의 담당자는 “지원자 대부분이 20대였는데 원래부터 그냥 놀던 친구들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나 다른 일을 하다 그만둔 사람이 많았다. 직전에 유명 전자회사나 대형 리조트 등 좋은 회사에서 일한 사람도 꽤 있었다”고 했다.
경기 수원시의 한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인턴 김모 씨(24·여)는 “요즘은 편의점에서조차 알바를 안 뽑는다”며 “지금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이런 지자체 단기 알바도 한줄기 희망”이라고 말했다.
○ “청년들 숨통은 트여주겠지만 근본대책 못 돼”
청년들이 이런 초단기 일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은 주로 대면(對面) 서비스업에 많이 종사하는 이들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가장 집중적으로 받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만6000명 줄어 각 연령대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구직활동을 하지 못해 그냥 ‘쉬었음’이라고 답한 20대도 41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8% 급증했다.
일부 지자체는 단기 일자리를 공급하는 대신 각종 수당을 통해 청년들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코로나19 신속 청년수당’을 통해 이번 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청년 892명에게 1인당 50만 원씩 지원했다. 전북도도 청년실직자에게 3개월간 150만 원을 지원하는 한편 이들을 시간제 근로자로 채용하는 기업에 인건비 일부를 지원할 방침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전국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