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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 車업계 “유동성 공급·내수 진작 정책 시급”

입력 | 2020-04-21 21:58: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자동차업계가 정부와 만나 유동성 공급을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와 1·2차 부품업체, 관련 협회는 21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열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간담회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이같이 말했다.

성 장관은 “우리 완성차 기업의 해외 공장이 중국, 체코, 러시아, 터키의 순서로 가동을 재개하고 국내 공장과 부품공장도 최근 추가 확진자 없이 정상 가동 중인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자동차 산업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 시 관계부처와 함께 지원 대책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협회가 생긴 이후에 장관께서 방문한 것은 처음이고 부품사와 함께 만나는 것도 처음이다.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며 “세제분야 지원이 중요하다. 업계의 어려움을 감안 법인세, 개별소비세, 취?등록세 등 세금 감면이나 납부 유예를 기재부와 적극 산업부가 협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완성차 업체 대표들은 정부에 신규 유동성 지원과, 추가적인 내수 진작 정책 추진 등을 요청했다. 또한 자동차 개소세·부가세·관세 등 세금 납부 기한 연장과 자동차 온실가스 기준 유예 적용 등도 건의했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가동이 시작되고 미국도 5월부터 재가동 한다고 해도 코로나19 파장이 생각보다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공장도 문제지만 국내 생산물량의 65%가 수출이므로 수출이 막히면 국내 생산량 또한 감소된다. 이미 생산차종에 따라 선별적으로 라인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공 사장은 “지금 시기 중요한 것은 유동성 대응이다. 유동성 긴 터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완성차업체와 협력업체 모두 유동성이 시급하다”며 “현대와 기아는 협력업체 기준으로 필요한 자금 10.2조원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송호성 기아차 사장은 “현재 어려운 부분은 현지 재고가 많다는 것”이라며 “딜러들의 영업력이 30% 수준에 머물러 있어 3월까지 도매는 이루어지고 있으나 소매가 어려워 현지 재고 수준이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인도에서 차량부품이 공급돼야 국내 셀토스 생산이 가능하다”며 “인도 전체가 가동 중단되다 보니 셀토스 5월 국내생산이 어렵다. 인도 중앙 정부와 주 정부 측에 글로벌 소싱 관련 공장만이라도 가동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세계적 판매저조, 부품공급 차질로 인한 생산문제, 유동성 문제, 고용유지 등 모든 자동차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쌍용 또한 겪고 있다”며 “상용차와 화물차, 그리고 승합차에 대한 취득세 감면과 세금 유예를 담보부가 아닌 무담보로 지원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은 “전세계 르노공장 중 부산공장만 가동되고 있다. 유럽의 신규 주문은 80%가량 감소하고, 유럽공장은 모두 셧 다운 상태”라며 “엔지니어가 재택근무하고 있어 환경 규제 등의 강화에 부응하기 위한 실험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환경규제 등의 적용을 1∼2년 유예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정부의 경우 반나절 근무도 가능한 탄력적 고용유지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이러한 탄력성이 필요해보인다”며 “해외시장에서는 딜러들의 네트워크 및 판매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 산업 전체가 특별유지고용산업으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 자동차산업은 고정비가 높은 산업으로 조업의 유지를 위해서 노력하나 수출 물량에 감소로 회사의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동성 애로 극복을 위해 자구노력중이나 직원 고용과 공장가동 유지를 위해 관세, 공과금 등의 세금 지급 유예 정책의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복은 될 것이나 언제 회복될지 모른다는 것이 경영상의 어려움이기 때문에 이와 52시간 근로제 완화해주면 유연하게 고용을 유지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개별소비세 감면 기한을 연장하고, 자동차 등록세 및 취득세를 70% 감면해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으며, 전기차 보조금 상향을 현행 8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증액하는 것을 건의 드린다”고 말했다.

1·2차 협력사들은 재무상태가 열악해 금융지원을 받기 어렵다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금융기관들이 자동차업체들에 대한 신용등급을 낮추고 있는데 정부 보증과 신용등급 제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 협력회장인 오원석 코리아에프티 회장은 “기업들의 유동성 조달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채권(P-CBO)으로 주로 이루어지는 데, 중견기업중 약 70%의 신용평가는 BB+,BB0,BB-에 머물고 2차 중소협력업체들은 싱글 B가 대부분”이라며 “신용도 BB-까지인 업체들에 대해 P-CBO를 인수해주고 있어, 부품업체의 상황을 보면 B까지 확대 안하면 자동차 생태계가 위험하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협신회 회장사인 문승 다성 회장은 “한국GM의 신용도가 떨어지고 연관업체들이 신용도가 떨어지다 보니 담보를 중요시하는 금융권에서 해결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코로나19로 신용도가 크게 변동하지 않을 수 있도록 지원 바란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한국GM 협신회 286개 중 금융권에서 대출과 P-CBO가 불가능하다고 통보받은 업체가 대다수이다. 담보가 없거나 신용도가 낮아서 유동성 확보가 어렵다”며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금융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하여 앞으로 어려운 3개월을 잘 버틸 수 있도록 해달라. 소상공인에게 밀려서 시중은행이나 국책은행의 영업점에서 “아직 안 된다. 기다려 달라” 라는 말을 듣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2차 협력사인 구민기 세아기업 대표는 “2차 협력업체는 자금 취약으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서는 1개월도 버티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시중은행과 신용보증기금에서 최대한도까지 쓰고 있기 때문에 한도를 증액해주기 전에는 체감이 어렵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최남호 산업부 국장은 “기업 규모나 특성에 따라 자금 수요 수준이 달라 현재보다 다양한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 느낀다”며 “높은 신용등급을 요하는 회사채부터 P-CBO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낮은 신용등급에 따라 지원받지 못하는 기업들을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 한 번에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주요 계기마다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