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어 유럽서도 비판 목소리… 마크롱 “中이 잘 대응? 순진한 생각” 美의회 “WHO 속인 나라 소송 가능”… 中겨냥해 국제법 개정안 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둘러싼 중국 책임론이 거세다. 미국 프랑스 등에 이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까지 중국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BBC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20일 “중국은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과 초기 확산에 관한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중국이 투명하게 밝힐수록 세계가 교훈을 얻고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대 일간지 빌트 등 독일 언론도 중국 책임론을 거듭 제기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 “중국이 잘 대응했다는 건 순진한 생각”이라며 “우리가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장관도 16일 “중국에서 어떻게 바이러스가 퍼졌는지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집권 보수당 의원들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게 “양국 외교 관계를 전면 재고해야 한다”고 권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 집권 공화당의 론 라이트(텍사스)와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뉴저지)은 의도적으로 세계보건기구(WHO)를 속인 국가에 면제 조항을 박탈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한 국가의 법원이 다른 국가를 소송 당사자로 재판할 수 없는 국제법을 개정해 미국인 누구나 중국을 상대로 미 법원에 소송할 수 있게 하려는 조치다.
코로나19 발발 후 줄곧 중국을 옹호해 온 WHO 또한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0일 “우리는 미국에 정보를 감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서방의 이런 조치가 자국 내 불만을 잠재우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서방 정치인이 중국을 공격해 자신들의 대응 실패를 피하면서 비판 대상을 분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