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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아마존과 쿠팡… 새 기회를 찾으려는 기업들[광화문에서/신수정]

입력 | 2020-04-22 03:00:00


신수정 산업2부 차장

‘쿠팡에서 물건을 한 번도 안 사본 사람은 있지만 물건을 한 번만 사본 사람은 없다.’

쿠팡 관계자들이 쿠팡의 편리함을 강조하면서 자주 하는 말이다. 회원 가입까지가 어렵지 일단 회원으로 가입해 물건을 사보면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에 매료돼 쿠팡을 자주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2월부터 우리의 생활을 바꿔 놓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온라인(모바일) 쇼핑을 하는 이들이 늘었다. 이전까지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로 장을 보던 이들도 감염을 우려해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로 눈을 돌렸다.

쿠팡은 국내 e커머스 기업 중 유일하게 신선식품을 전국 단위로 새벽배송 할 수 있는 곳이다. 올해 2월엔 오전 10시까지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오후 6시까지 배송하는 ‘로켓프레시 당일배송 서비스’도 도입했다. 코로나19는 이전에 쿠팡을 경험해 보지 못한 이들을 회원으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됐다. e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쿠팡의 일평균 주문 건수는 약 300만 건으로 이전에 비해 2배로 늘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주목받은 기업도 쿠팡과 같은 e커머스 기업, 아마존이다. 제프 베이조스 회장이 1994년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이젠 세상의 모든 것을 파는 세계 1위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했다.

아마존은 지난달 창고 직원 10만 명을 고용하겠다고 발표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이달 13일(현지 시간) 7만5000명을 추가로 고용한다고 밝혔다.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아 급증하는 배달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다. 문을 닫는 곳이 늘면서 실업자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미국에서 아마존의 대규모 채용은 눈길을 끌었다. 아마존 주가는 코로나가 한창인 이달 들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단절되면서 쿠팡과 아마존을 통해 언택트 소비를 접하게 된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온라인 쇼핑을 계속 해나갈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이전에 오프라인 쇼핑을 주로 해온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맛보고 유입되면 언택트 소비 시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세계는 달라질 것이며 투자자 심리도, 기업도, 소비 행태도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라진 세상에서 기회를 잡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20일(현지 시간) 앞으로 3년간 2000억 위안(약 34조 원)을 클라우드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중국에서도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온라인 강의, 원격 의료 등의 수요가 늘면서 클라우드 시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 1위 통신업체인 버라이즌은 화상회의 플랫폼 기업인 블루진스를 4억 달러(약 49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들이다.

위기는 이면에 새로운 기회를 동반하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변화할 산업 지형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고객들에게 집중하는 기업들은 기회를 얻을 것이다.
 
신수정 산업2부 차장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