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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동의 않는다” 기재부 내부 분위기 ‘강경’

입력 | 2020-04-22 21:12:00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제5차 비상경제대책회의’ 내용에 대해 브리핑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0.4.22/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기획재정부 내부에서는 “끝까지 동의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적 파장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합의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일 뿐 재정 여력 확보를 위해 ‘고소득자 배제’를 주장해 온 기재부 입장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이 결과를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22일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기재부 내부에는 이날 오전까지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무총리실의 ‘전 국민 지급’ 합의 내용이 공유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긴급 기자회견 직후 당정 협의 내용을 알게 된 직원들도 적지 않았다. 재난지원금 주무부처인 기재부가 사실상 ‘패싱’을 당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홍 부총리는 본인 스타일상 기재부의 공식 방침이 정해졌다면 미리 직원들과 공유해 대안 마련에 나섰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이를 내부에 설명하지 않은 것은 당정 합의에 기재부가 동의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고용대책 브리핑에서도 당정 합의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재난지원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미 정부가 추경안을 제출했다. 이 시기에 많은 이야기를 드리는 건 적절치 않아 말을 아끼겠다”고 했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여당과 정세균 총리가 한 것이지 기재부와는 관계가 없다”고도 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