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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정보 공유하지만 해석 차이… 美 ‘김정은 의학적 시술설’ 무게

입력 | 2020-04-23 03:00:00

[김정은 건강이상설]한미 ‘건강 이상설’ 놓고 온도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둘러싼 의혹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청와대가 서둘러 건강 이상설 차단에 나섰지만 백악관은 “주시하고 있다”며 신변 변화 가능성에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NCND’ 태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최고 존엄’ 보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북한마저 침묵을 이어가면서 김 위원장 신변을 두고 발목 등 각종 수술설은 물론이고 도발 준비설 등 온갖 관측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 트럼프 “우리는 모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신변과 관련해 “우리는 모른다”며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 CNN 방송의 신변 이상설 보도 직후 곧바로 “북한의 특이 동향은 없다”고 밝힌 청와대와는 온도 차를 보인 것. 다만 그는 CNN 방송이 이를 보도한 점을 거론하며 “CNN의 보도라면 내용을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CNN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폄하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백악관 관계자들 역시 청와대와 달리 신중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평양 내부의 모든 통신이 갑자기 끊겼다”며 “김 위원장과 관련된 정보가 단 한 개도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통제하고 있는 차원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김 위원장이 최근 건강 이상과 관련한 의학적 시술을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현재 그의 상태를 파악 중이다. 다만 그가 뇌사 상황에 놓였거나 위독한 상태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받은 수술이 실패했다고 들었다”며 “다만 현재 그의 상태가 정확히 어떤지는 우리도 솔직히 모른다”고 말했다.

반면 청와대는 22일에도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날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는 등 정상적인 일정을 수행했다. 문 대통령은 21일 CNN 보도 직후 서훈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 “정보 해석의 차이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가 정보 교류를 통해 동일한 정보들을 손에 들고 있지만 아직 백악관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의 수술 여부를 두고 청와대가 ‘의도적 생략’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심장 스텐트 수술이나 발목 수술을 받았다는 추측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수술을 받았는지조차도 불확실하다”는 태도다. 한 대북 소식통은 “청와대가 국정원 등을 통해 관련 첩보 수집을 마쳤지만, 첩보 방식이나 휴민트(인적 정보) 등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 美, 정찰기 띄워 북한 동향 파악

미공군정찰기 리벳 조인트(RC-135W)의 모습. (뉴스1 DB) 2019.12.22/뉴스1


청와대의 기류와 별도로 한미 군사당국은 김 위원장의 의도적 잠행이 길어지면서 예기치 못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긴장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별 탈이 없다면 조만간 중태설을 불식시키는 공개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최고지도자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군사 이벤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군 역시 이날 주요 정찰기를 한반도에 투입해 북한 동향 파악에 나섰다. 군용기 추적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이날 미 공군의 리벳조인트(RC-135W) 정찰기 1대가 서울·인천 상공에 전개됐다. 리벳조인트는 북한 전역의 전파·통신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 미군은 21일에도 조인트스타스(E-8C) 지상 감시정찰기 등을 투입했었다.

미국은 김일성 생일인 15일 이후 주요 정찰기를 연일 한반도로 보내고 있다. 대북 휴민트가 부족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여부를 가리기 위한 신호 정보 수집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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