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과 방역 등 포괄적 보건협력 구상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장관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남북 간 방역협력으로 시작해 좀 더 포괄적인 보건의료협력으로 가는 것을 추진할 것”이라며 “21대 국회와 상의해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동의안도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김 장관은 4·27 판문점 정상회담 2주년을 앞둔 21일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남북 합의의 국내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고, 북한에도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코로나 상황이 남북 간에 굉장히 중요한 환경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며 “방역 협력으로 시작해 좀 더 ‘포괄적인 남북 보건의료 협력’으로 가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K방역’의 핵심은 연대와 협력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정부가 전 세계를 상대로 연대와 협력을 하고 있는데 남북 간에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김 장관은 “(회담 등) 남북관계 자료는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데, 올 상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라며 “1971∼1973년도분으로 시작해 앞으로 외교문서처럼 (사건 이후) 30년이 지나면 공개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 “코로나 완화땐 北개별관광 재추진… 개성-금강산이 후보지” ▼
김연철 통일부 장관 인터뷰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21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 개별관광을 재추진할 수 있다”며 “개성과 금강산이 그 후보지”라고 했다. ‘포괄적인 남북 보건의료협력’이란 새로운 방역협력 카드 외에도 올 초 선보였던 개별관광을 병행 추진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 소강상태인 북-미 협상과 관련해서는 “(대화) 동력이 떨어져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미룬다고 더 좋은 협상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인터뷰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동해북부선 철도 연결 재추진을 발표했다. 의미가 뭔가.
“지역 균형발전이나 새로운 뉴딜로서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19 때문에 접촉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남북 철도 연결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
―북한 지역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황인데 다소 성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동해북부선만 하더라도 설계해서 완공할 때까지 일정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동시 병행적으로 추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비용을 추계하는 것은 정밀 조사를 해서 새로 지을지, 보강을 할지 결과에 따라 공사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최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특별대담에서 보건의료 협력을 위한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남북관계라는 것은 우리의 일방적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북한의 입장과 한반도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남북이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해서 어떻게 공동방역을 할 수 있을지, 공동방역 기회를 통해 포괄적인 남북 보건협력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2018년 9월 평양공동선언에도 보건협력 강화 부분이 있는데 진전된 안인가.
“전문가들과 함께 더 지속적이고 남북한이 서로 이득을 볼 수 있는, 호혜적인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공동협력 방안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논의하고 있다. 신약 개발을 할 때 북한의 여러 가지 야생식물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제약업계가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개별관광 재추진하나.
“개별관광은 대북제재와 상관없이 할 수 있는 남북협력 분야다. 관련 제도적인 것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개별관광은 (이산가족 고향방문 등) 인도적 목적이 그 출발이다. 이산가족의 건강이나 체력을 고려해 가장 효율적인 동선으로 시작해야 하는데, 개성과 금강산이 후보다.”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인데….
“북-미 모두 상황 악화를 바라지는 않는다. 친서 교환을 통해서 정상 간의 신뢰를 유지하면서 현재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가능하면 북핵문제라는 것은 오늘 해결하는 게 내일 해결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 시간 변수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란 약속만 믿고 너무 시간을 준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누구도 현재 상황을 낙관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협상을 포기했을 때 우리에게 주어지는 대안은 매우 우울할 수밖에 없는 대안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협상을)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1대 국회에 협조를 구할 부분은 뭔가.
“새로운 국회가 되면 4·27 판문점선언 비준 논의를 국회와 상의해 추진할 생각이다. 야당 의원들도 적극적으로 찾아뵙고 협력을 구할 생각이다. 통일경제특구법도 접경지역 발전을 위해 중요한 만큼 통과가 됐으면 좋겠다.”
―남북한 사료는 왜 지금 공개하나
―공개 원칙은 무언가.
“내부적으로 나름대로의 원칙과 기준을 정하고 심의위원회도 만들고 했다. 그래서 조만간 1970년대에 남북회담이 가장 많이 이뤄진 1971년에서 1973년까지부터 시작해서 5년 치씩 공개해서 외교문서처럼 (사건 후) 30년 단위로 공개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변이상설이 나왔는데….
“(북한 내) 특별히 특이한 동향이란 게 파악되진 않았다. 왜 그런 (신변이상설) 보도가 나오는지 조금 안타깝다. 뜬금없는 기사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후계설도 나온다. 그가 조직지도부장인가.
“여러 가지 가능성을 갖고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 최근 (김 제1부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다시 포함된 건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개인적인 위상의 변화보다 북한이 정책을 결정하는 구조나 과정을 포괄적으로 계속 지켜보고 있다.”
황인찬 hic@donga.com·신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