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명록 작성을 돕고 있는 여동생 김여정. © News1
최근 불거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이상설과 관련해 그의 건강상태를 섣불리 단정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일본의 북한문제 전문가로부터 제기됐다.
미야모토 사토루(宮本悟) 세이가쿠인(聖學院)대 교수는 23일 보도된 NNA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김 위원장 수술설·위중설 등이 제기된 데 대해 “신뢰성이 극히 결여된 보도”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야모토 교수는 특히 “김 위원장의 체중이 급증한 것을 (건강이상설의) 근거로 삼는 것 같은데, 조부 김일성 주석도 김 위원장 이상의 거구였지만 80세 넘어서까지 살았다”면서 “김정은은 아직 젊다. 건강이 심각한 상태라고 단정하지 않는 게 좋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야모토 교수는 김 위원장이 최근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건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 때문에 모든 주요 행사 개최를 중단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북한에선 과거에도 최고지도자가 한 달씩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적이 자주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야모토는 데일리NK 보도와 관련해서도 “긴급한 상황이 아닌 한 북한 의사가 김정은의 몸에 메스를 대긴 어려울 것이다. 만약 수술 결과 김정은이 중태에 빠졌다면 그 의사는 지금 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그는 “김정은의 수술이 필요한 경우라면 외국 의사를 부르는 게 통례(通例)이나, 지금은 코로나 대책 때문에 부를 수 없는 상황이란 점이 걸린다”며 “상황을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김 위원장 유고시 여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권력을 승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
2017년 10월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른 김 부부장은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것을 시작으로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2차례의 북미정상회담에 모두 관여하며 북한 권력의 핵심에서 활동해왔다.
김 부부장은 이후 작년 4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2번째 정상회담 결렬된 뒤엔 정치국 후보위원직에서 물러났었으나, 이달 11일 정치국 회의를 계기로 다시 후보위원을 맡으면서 ‘2인자’ 자리를 굳힌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그러나 미야모토 교수는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후보위원인 김여정이 그 뒤를 이을 필연성은 없다”면서 “김여정은 김정은의 비서 같은 역할을 하는 것 뿐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