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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WTI 선물 연계 ETN-ETF 투자자제 권고

입력 | 2020-04-24 03:00:00

WTI 선물 가격 사상 첫 마이너스… 관련 상품 대규모 투자손실 우려
최고 수준 ‘위험’등급 소비자 경보




금융감독원이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연계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대해 최고 수준인 ‘위험’ 등급의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9일에도 위험 등급을 발령했지만 유가 반등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끊이지 않자 재차 경고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제 원유시장 급변으로 원유 선물 연계 ETN과 ETF의 손실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며 사실상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 자제’를 권고했다.

최근 5월물 기준 WTI 원유 선물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WTI 6월물과 7월물도 21일 기준 각각 전일 대비 43.4%, 28.9% 하락했다. 그 결과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 등 관련 상품 가격도 급락했고 대규모 투자 손실 위험도 커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22일 기준 WTI 원유 선물 레버리지 ETN의 괴리율(지표 가치와 시장 가격의 차이)은 1044%에 이른다. 실제 가치보다 10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9일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을 때만 해도 95.4%였지만 단기간에 크게 확대됐다. ETF의 괴리율도 42.4%로 올랐다.

금감원은 원유 가격 하락이 계속되면 ETN과 ETF 내재 가치가 급락하게 되면서 큰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이 정상화돼도 높은 시장 가치가 낮은 내재 가치에 수렴하게 돼 손실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ETN 상환 시 시장 가격이 아닌 내재 가치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내재 가치보다 높게 매수한 투자자는 향후 원유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금감원은 “관계기관 등과 협의해 조속한 시일 내에 ETN과 ETF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