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안팎서 찬반 논란 이어져… ‘무기한 全權’에 반발 목소리 조해진 “식민통치 자청하는 것”… 홍준표 “헤쳐모여가 차라리 낫다” 金 “무기한이란 말 한적 없어”… 내주 열릴 전국위, 추인 여부 촉각
총선에 패배한 미래통합당 지도부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추진하는 가운데 당내 반대 기류가 형성되면서 다시 ‘안갯속’ 양상이다. 23일 서울 종로구 자택을 나서고 있는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 사진)과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는 심재철 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뉴스1·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통합당은 다음 주중 전국위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공식 추인할 계획이다. 전국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700∼800명의 위원이 각자 전국 시도당별로 모여 화상회의로 진행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김종인 비대위’를 거부하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대권 후보를 만들 때까지 전권을 달라”는 김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요구가 ‘무기한 전권’(임기 제한 없는 전권)을 달라는 것으로 해석되면서다.
당초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찬성했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리 당이 망가졌기로서니 기한 없는 무제한 권한을 달라고 하는 것은 당을 너무 얕보는 처사”라며 “그럴 바엔 차라리 헤쳐 모여 하는 것이 바른 길 아닌가”라고 했다. 총선을 거치며 당내 주류 계파로 복귀한 유승민계와 홍준표계 모두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사실상 반대하고 나선 셈이다.
이에 따라 통합당은 다음 주에 열릴 전국위에서 ‘김종인 비대위’ 안건이 부결되거나 의결 정족수가 미달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전국위원은 의원들과 지자체장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는데, 당내 논란이 큰 상황에서 압도적 지지가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안 부재론’도 여전하다. 당이 궤멸 직전인데 정치력이 검증된 마땅한 구원투수를 당장 구할 수 있겠느냐는 것. 5선이 되는 정진석 의원은 사실상 김종인 비대위에 힘을 싣자고 제안한 상태다. 재선에 성공한 당선자 15명도 23일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지도부의 결정을 아쉽게 생각하지만 존중한다”면서도 “하루빨리 당선자 총회를 열고, 비대위로 전환해서 당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무기한’이란 말을 한 적이 없다. 대통령 선출을 위한 준비가 끝날 때까지만 (비대위원장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크게 1년이고, 길어봐야 내년 봄까지다”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과의 통화에서도 비대위 체제가 전국위에서 통과될 수 있게끔 잘 정리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