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제위기]1분기 성장률 ―1.4% 11년만에 최저
이에 코로나19에 따른 성장률 둔화는 2분기(4∼6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당분간 내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데다 미국, 유럽 등 세계 소비시장이 냉각되면서 한국의 수출 감소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 1분기는 민간소비에 타격…2분기 충격 더 클 듯
문제는 2분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지난해 말부터 잠시 이어졌던 투자와 수출 회복세가 1분기 성장세 둔화를 완충해 준 측면이 있다”고 했다. 2분기 성적표는 1분기와 비슷하거나 상황에 따라 더 나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블룸버그와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4월 이후 2분기 성장률을 예측한 국내외 13개 기관의 평균은 ―1.3%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3.1%)를 비롯해 13개 기관 모두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덮쳤던 2003년 1분기(―0.7%)와 2분기(―0.2%)가 마지막이다.
이 같은 비관적 전망에는 내수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한 데다 1분기에 선방한 수출이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반영돼 있다. 제조업의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고 항공업, 정유업 등 기간산업들도 고사 위기에 처한 만큼 2분기 국내 산업계 상황도 불투명하다. 박 국장은 “내수 위축이 어느 정도 완화될지, 글로벌 수요 위축에 따른 수출 감소세가 얼마나 될 것인지에 따라 2분기 성장률이 좌우될 것”이라면서도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 해외시장 회복 불투명…수출이 최대 변수
이에 한국의 연간 성장률이 플러스(+)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2%에서 ―1.2%로 재차 낮췄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2.2%)보다 3.4%포인트 하향 조정한 ―1.2%로 내놨다. 그나마 미국(―5.9%), 일본(―5.2%), 독일(―7.0%) 등 주요국보다는 한국의 상황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거대 소비시장인 이들 국가의 경제가 제때 회복되지 않으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상품을 팔 곳을 찾지 못해 추가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의 제조업 기반 덕분에 그나마 성장률이 선방하고 있는 것”이라며 “적기에 제대로 된 대책을 시행해 충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건혁 gun@donga.com / 세종=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