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22일 연합비행훈련
외형이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가 22일 일본 미사와 주일 미군기지 인근으로 날아와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2 전투기 2대와 연합훈련을 했다. B-1B는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적지를 융단폭격할 수 있는 가공할 파괴력을 갖춘 전략무기다. 미국 태평양공군사령부 홈페이지 제공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폭격기가 한반도 주변에 공개적으로 전개된 것은 2017년 12월 비질런트 에이스 한미 연합 공중훈련에 참가한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23일 군용기 추적 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22일 미 사우스다코타주 엘즈워스 공군기지 소속 B-1B 폭격기 1대가 북극해와 베링해를 거쳐 일본 아오모리현 미사와 기지 인근 상공으로 날아와 주일미군의 F-16 전투기, 일본 항자대의 F-2 전투기와 연합 비행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오키나와 인근까지 남하한 뒤 미 본토 기지로 복귀했다. 왕복 총 2만 km가 넘는 장거리 전개 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B-1B 폭격기의 한반도 주변 전개는 대북 견제성 무력시위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대남 타격 신종 무기와 순항미사일을 잇달아 쏴 올려 긴장을 고조시킨 북한에 추가 도발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불참한 김일성 생일(15일)을 전후해 미 주력 정찰기들이 연이어 한반도에 투입돼 북한을 샅샅이 훑는 동시에 미 핵심 전략자산이 언제든 한반도에 투입될 수 있다는 점을 북한에 경고했다는 얘기다. 다른 군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건강에 별 문제가 없다면 조만간 미사일 발사 현장 참관 등 건재함을 과시하는 ‘군사 이벤트’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둔 미국의 선제 포석일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괌 앤더슨 기지에 배치됐던 B-52 폭격기 5대를 모두 본토로 철수시키는 등 역내 폭격기 전진배치를 중단한 이후로도 미국의 대북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태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조치로도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한미도 지난해 연기했던 연합 공중훈련을 전격 개시했다. 군에 따르면 한국 공군과 주한 미 공군은 20일부터 F-15K, F-16 전투기 등을 동원한 대대급 연합 공중훈련에 돌입했다. 이 훈련은 24일까지 한국 전역에서 진행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