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강화로 전체주의 등장 우려… 일부 정치인 맹목적 애국심 경고 “과학 믿고 연민-연대로 극복해야”
유발 하라리 교수는 22일 “사람들이 위기 상황에서 서로를 증오하고 소수민족과 종교를 비난하며 다른 나라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코로나바이러스 자체보다 더 두렵다”고 지적했다. 유발 하라리 홈페이지 캡처
하라리 교수는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디지털 감시 체제를 구축하면서 전체주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중이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면 독재자가 등장하기 쉽고, 그런 정치인에 반발하면 위험한 사태를 막을 수 있다”며 “과거에 거짓말을 한 정치인을 믿지 말라. 과학에 근거해 답하는 사람을 믿어라”고 조언했다. 정부가 시민 감시를 강화하면 시민 역시 정부를 더 면밀하게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 위기가 끝나지도 않았지만 정치인은 이미 서로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영웅은 생명을 구하는 의료진과 실험실의 과학자들”이라며 “이들이 코로나19 시대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에 대한 대중의 이해가 높아져야 한다”고도 했다. 코로나19에 관한 가짜뉴스가 판치는 상황에서 사실과 음모론을 구별하려면 과학 교육이 필수라는 의미다. 이어 “일부 정치인은 과학자를 시민과 유리된 엘리트라고 공격하고 기후변화를 부정하지만 위기 때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이 과학”이라며 “과학자들이 기후변화와 생태 붕괴를 경고할 때 진지하게 받아들이라”고 권고했다. 또 “코로나19 이후 전염병 감염 위험이 없는 로봇과 컴퓨터가 인간을 대신하고 노동시장의 구조가 바뀔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77) 역시 22일 가디언에 “트럼프 행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예산이 깎이고 의료용품이 부족한 상황에서 위기를 맞았다”고 동조했다. 그는 초호화 요트에서 자가 격리가 가능한 상류층, 재택근무가 가능한 화이트칼라 노동자와 달리 우버 기사 같은 노동자가 전염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다며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공유경제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질타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