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처럼 닮은 농구 김선형-태권도 이대훈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스타 SK의 김선형(왼쪽 사진)과 태권도 국가대표 간판인 이대훈은 서로 비슷한 면에 이끌려 각자의 고민까지 털어놓는 친한 형, 동생 사이가 됐다. 둘 모두 평소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농구 코트와 태권도 매트에서는 불같은 승부욕을 보여준다. 동아일보DB
“저희 알고 보면 ‘상남자’예요.”
프로농구 SK의 김선형(32)과 남자 태권도의 간판 이대훈(28·대전시청)은 한국 스포츠의 대표 꽃미남 스타다. 큰 키, 곱상한 외모에 호리호리한 체구까지 언뜻 보면 친형제 같다. 평소 수줍음을 잘 타지만 경기장에선 ‘파이터’로 변하는 것도 비슷하다. 5년 전 지인 소개로 만난 둘은 닮은 면에 끌려 오랜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
김선형은 “친동생 같다. 매섭게 상대를 몰아붙이는 것을 보면 내가 돌파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이대훈은 “인맥이 넓지 않은데 형이 먼저 연락을 해줘서 친해지게 됐다. 알고 보니 유쾌한 면이 너무 많더라. 형의 쇼맨십도 부러웠다. 플레이가 잘 안 될 때 마인드컨트롤 등을 형에게 배우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김선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정규리그가 조기 종료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했다. 기르는 강아지를 상대로 드리블 연습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봄 농구’를 할 수 없어 허전하다고 했다. 김선형은 “손등 부상에서 회복했는데 허무하게 시즌이 끝났다. 플레이오프 때 대훈이가 경기장에 오면 신나게 뛸 수 있었을 텐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준용, (안)영준을 이끌어야 할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부쩍 성장한 (최)성원이가 있어 다음 시즌에는 나 스스로에게 더 채찍질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의지를 보였다.
김선형(왼쪽)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이대훈을 만나 반갑게 ‘셀카’를 찍었다. 사진 출처 김선형 인스타그램
2010년부터 국가대표로 뛰며 4차례나 세계태권도연맹(WT)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이대훈 역시 7월로 예정됐던 도쿄 올림픽 연기가 아쉽다. 이대훈은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경기(3회 연속 금메달),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을 밟았지만 올림픽 금메달과는 연을 맺지 못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은메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동메달을 땄다. 남자 68kg급 세계랭킹 1위(23일 기준)로 도쿄 올림픽을 준비했던 이대훈은 “올림픽 금메달을 따서 선형이 형에게 ‘그랜드슬램’ 달성 소식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미뤄지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나이가 한 살씩 늘어가면서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부분을 계속 보강하면서 파트너들과 겨루기 훈련 강도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스텝을 조금 밟을 줄 아니까 대훈이에게 태권도를 배워보고 싶다”는 김선형의 말을 전하자 “잘생긴 형 얼굴만 봐도 힐링이 된다”고 화답한 이대훈. 둘은 조만간 만나 좋은 기운을 주고받기로 약속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