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가게 문을 닫거나 경기불황으로 직장을 잃은 ‘폐업·불황형’ 실직자가 22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4.9 © News1
“수입은 줄고, 지출할 돈은 많은데 걱정이 큽니다.”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가장들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챙겨야 할 대소사는 많은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얇아진 지갑으로는 감당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A씨(43)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먹기 살기도 힘든데 가정의 달까지 겹쳐 큰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이달 말부터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황금연휴에 기념일까지 있는데 마음이 무겁다”며 “가족끼리 어디 다녀올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은 허리를 졸라 매야 할 때이다.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는 미안하고 죄송할 따름이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하루 빨리 회사가 정상화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큰 시름에 빠진 것은 A씨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다 못해 폐업을 한 B씨(46·화성시 동탄)는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다.
그는 “하루에 수백 벌의 옷이 팔리던 것이, 90% 가까이 줄면서 사무실 임대료도 내지 못한 형편에 이르렀다”면서 “지금은 택배 회사에서 물건을 포장하는 알바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몇만원짜리 장난감도 못사주게 된 내 처지가 한탄스럽기만 하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중년 가장들의 아픔은 전국적 현상이 돼 버렸다. 동시에 심각한 경영난을 이유로 구직자를 외면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일시 휴직자는 160만7000명으로 전년동월 34만7000명보다 126만명 증가했다. 이는 통계집계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이자, 최대 증가폭이다.
문제는 이 같은 휴직자가 직장에 복귀하지 못했을 경우 대량 실업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도 이 같은 점을 우려했다. 기획재정부는 3월 고용동향 분석을 통해 “통상 일시휴직자는 휴직 사유가 해소될 경우 일반적인 취업자로 복귀하지만 향후 고용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실업자 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일시 휴직자의 실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급격히 늘어난 일시 휴직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용상태는 유지하지만 잠시 일하는 것을 멈춘 일시휴직자도 126만명 증가하며 161만명을 기록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을 미리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를 받아보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경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