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美 “봉쇄 풀라” 시위 계속…공화당 의원·총기옹호단체 등 가세

입력 | 2020-04-24 11:28:00

주 청사·의회-집까지 찾아가 시위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 주지사들 '압박' 가중




 2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회 의사당 앞에 수 백명이 몰렸다. 이들은 의사당 건물 계단에서 “난 아프지 않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유지하기로 한 주지사의 결정에 거칠게 항의했다. 공화당 소속 더그 마스트리아노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은 “지금은 독재에 맞서 싸워야 한다”며 “일어나야 할 때!”라고 군중을 선동했다.

이날 미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에선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풀라는 시위가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조속한 경제정상화를 강행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마저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지 않은 조지아 주정부의 선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한 번 불 붙은 시위는 계속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보수단체와 총기옹호단체 등을 중심으로 시작된 시위는 의원들 간 당파적 정쟁으로 확산하며 정치적 갈등을 키우고 있다.

더힐은 시위대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의 자택 앞까지 가서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휘트머 주지사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시위를 주도한 브랜든 홀은 부당한 권력의 폭력과 압제에 맞서 싸우는 영화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를 언급하며 “휘트머 주지사가 제3세계 국가와 같이 폭정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단체와 보수 정치인이 포함된 시위대 수십 명은 전날에도 미시간 주정부 청사에 몰려들어 자택 체류 명령 중단을 요구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섣부른 경제 재개가 불러올 수 있는 위험성에 신중함을 유지하는 주지사들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일부 주지사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발표에도 대다수는 버티고 있지만 당파적인 공격과 시위에 압박은 커지고 있다.

실제 오하이오 주의 경제 단체들은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에게 강제적으로 경제 정상화를 이끌어 내도록 주 의회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벌이고 있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위스콘신 입법부는 주지사에게 ‘충고’하는 보건 관계자들을 고소하기까지 했다.

공화당이 다수인 펜실베이니아 주의회는 기업들의 영업 재개를 더 쉽게 하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톰 울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지난주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으나 공화당은 다시 거부권을 무효화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위를 주도하는 가장 큰 치어리더 일부는 (의사당)내에서 일하는 의원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신호를 받아 시민들에게 광범위한 경제적 고통을 초래한 규제로부터 그들 주를 ‘해방’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자신들의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셧다운 반대 시위를 조직하는 단체 중 일부는 보수적인 거대 기부자들의 모임에서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카이저 패밀리 재단이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는 코로나19 확산을 완화하고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여전히 엄격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기에는 공화당 의원 61%가 의견을 같이 했다.

야후뉴스/유고브 전국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60%가 빠른 정상화에 반대했으며 단 22%만 시위대의 요구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