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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자외선·살균제 치료법’ 제안에…전문가들 “무책임” 경악

입력 | 2020-04-24 16:12:00

‘햇빛에 코로나바이러스 죽는다’는 연구 결과 듣고 제안
연구 발표한 美당국자는 “살균제 주사는 불가능” 선 그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법으로 인체에 살균제를 주입하는 방법을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정례 브리핑에서 “살균제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단 1분 안에 제거할 수 있다”며 “(살균제를) 주사로 체내에 주입하는 건 어떨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다시피 소독제가 폐로 들어가면 폐에 엄청난 작용을 한다. 결과를 확인하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빌 브라이언 국토안보부 과학기술국 국장이 표백제가 침 속에 있는 바이러스를 5분 안에 죽였고, 살균제는 이보다 더 빨리 바이러스를 잡아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뒤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바이러스는 습기와 더위에 노출됐을 때 빨리 죽는다. 또 햇빛을 받으면 가장 빨리 죽는다”는 브라이언 국장의 발표를 듣고 나서 “우리 몸에 엄청나게 많은 자외선이나 강력한 빛을 쪼이면 어떻게 되는지 한번 실험해보라”고도 말했다.

브라이언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독성이 있는 살균제를 체내에 주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연구실에서 그런 실험을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의사가 아니다”면서도 “(살균제 주입이) 어쩌면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가 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체 어떤 부위도 자외선램프로 살균해서는 안 된다는 게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사항”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이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다’는 검증되지 않은 기존 주장과 유사하다”며 대통령이 신뢰성이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반복하면서 정부 발표의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