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가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공식 결정했지만 당 내 일부 중진들은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낙선한 기존 지도부가 당선자 84명의 토론 절차 없이 당헌당규상 권한을 내세워 차기 지도부를 결정하다보니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통합당 유승민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결정하는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며 참패의 원인 성찰이 선행돼야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이 김종인 비대위를 두고 현역과 당선자 142명에게 전화로 단답형 전수조사를 한 방식 자체가 옳지 않았다”며 “사실 우리는 자멸이란 표현이 정확하다. 비대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왜 졌는지 스스로 알아내야한다”고 했다. 이어 “패배의 원인을 알고 가야할 길을 찾아야 비대위든 전당대회든 답이 쉽게 나온다”며 수도권에 출마했던 후보 121명이 한 데 모여 교황 선출 토론(콘클라베)과 같은 방식의 무제한 토론을 제안했다.
당내 반발이 계속되자 김 전 위원장과 일부 중진 당선자들은 주변 의원과 당선자에게 ‘김 전 위원장이 무기한 전권을 주장한 게 아니다’라며 설득에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4선이 된 권영세 당선자 등을 만나 “임기 2년과 당헌당규를 초월하는 전권을 요구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5선이 된 정진석 당선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주변 의원들을 만날 때마다 ‘김종인 외엔 대안이 없다’며 열심히 설득하고 있다”며 “김종인 비대위원장 안건이 전국위원회에서 통과되도록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