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신분증은 김봉현 얼굴은 맞지만 이름은 달라 체포 당시 당당한 모습...잡힐 줄 모르고 있다 저항 2주간 머물던 단독주택에선 현금 수억원도 발견돼 경찰, 이 전 부사장 등 서울남부지검에 신병 넘겨
“나 이런 사람이야”
5개월간의 도피행각 끝에 붙잡힌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3일 경찰에 잡히면서 위조된 주민등록증을 내밀며 한 말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9시께 서울 성북구 단독주택에서 나오는 김 회장을 체포하려 하자 위조된 주민등록증을 내밀며 “나 이런 사람이야”라며 저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검거전담팀을 편성해 5개월 동안 통신, 계좌, 주변 인물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전개했던 경찰은 단번에 김 회장인 것을 알고 수갑을 채웠다.
경찰 관계자는 “이제 CCTV상에서 멀리서 봐도 김 회장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며 “검거 당시 자신이 잡힐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안 한 듯 자신의 얼굴이 박힌 신분증을 내밀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주민등록증의 원래 주인은 일반인인 것으로 확인했다”라며 “자신의 사진을 넣어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새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라임 사태와 별개로 수원여객의 회삿돈 16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김 회장을 쫓다 김 회장이 제3의 인물인 A씨와 이달 초 서울에서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이때부터 경찰은 씨의 동선을 추적, 김 회장과 만난 장면을 CCTV로 확인하고 서울 성북구 단독주택 인근에서 잠복했다.
그러나 김 회장이 A씨를 만난 후 7차례 택시를 갈아탔기 때문에 주택 앞에 도착한 택시에서 김 회장이 내렸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
이후 경찰의 잠복이 이어졌고 결국 이날 오후 9시께 단독주택에서 나와 콜택시를 타려던 김 회장을 저항에도 불구하고 체포했다.
경찰은 김 회장을 추궁하고 동선을 파악한 끝에 단독주택에서 숨어있던 이종필 전 부사장도 체포했다. 이와 함께 단독주택 창문으로 빠져나가 지붕으로 달아나던 전 신한금융투자 팀장이자 라임의 자금 조달책인 심 모 팀장도 체포했다.
경찰은 이 전 부사장과 심 팀장은 라임 사태를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으로 신병을 넘겼다.
경기남부청은 24일 오전 10시부터 김 회장을 상대로 경기도의 한 버스회사인 수원여객에서 16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위조된 신분증과 이동하면서 여러 차례 택시를 갈아타는 방법으로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갔다”며 “김 회장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