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내달 중순까지 지원… 경영개선-노사 고통분담 등 조건 대한항공 “강도 높은 자구노력” 산은 “LCC 추가지원 검토 안해”
24일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대한항공에 1조2000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원은 다음 달 중순 이전에 이뤄질 예정이다.
대한항공에 대한 지원은 2000억 원의 운영자금 외에 화물 운송과 관련된 7000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인수, 주식전환권이 있는 3000억 원의 영구채 매입을 통해 이뤄질 방침이다. 두 은행은 영구채 매입 등으로 대한항공 지분 10.8%를 확보하게 된다.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9.98%를 합치면 정부 지분이 2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40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등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만큼 산은은 코로나19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을 경우 추가 자금 지원도 시사했다. 회사채 만기 연기 또는 회수 연기 등의 방향으로 추가 지원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두 국책은행은 자금 지원에 앞서 항공사의 자체적인 자본 확충과 경영 개선 등 자구 노력, 고용안정 노력 등 노사의 고통 분담, 고액연봉 제한 등 도덕적 해이 방지를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 회사 내 사업부 매각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오너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 등 보유 지분에 대해서는 담보로 책정하지 않았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사재 출연 여부는 협의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현재 세계 각국의 항공 산업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등 형평성 측면도 고려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은 이날 입장문에서 “직원의 안정적 고용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자산 매각과 자본 확충, 사업 재편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등 자구 노력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변종국 bjk@donga.com·김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