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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하고 끈질긴 바이러스…“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 높아”

입력 | 2020-04-26 16:54:00


100일 가까이 관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은 애초 예상보다 훨씬 독하고, 끈질기다는 점이다. 기존의 바이러스들보다 훨씬 다루기 고약한 상대라는 점을 여러 측면에서 보여주고 있다.

최장기 입원 기록을 세운 ‘31번 환자’를 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질긴 생명력을 알 수 있다. 대구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 씨(61·여)는 2월 17일 입원해 지난 24일 퇴원했다. 무려 67일만이다. 신천지예수교(신천지) 교인인 A 씨는 코로나19 증상 발현 전후로 약 20일 동안 교회와 병원, 뷔페식당 등 여러 곳을 다녀 슈퍼전파자로 지목됐다. 대구에선 국내 시도 중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26일 기준 6846명)가 발생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장기간 체내에서 버티는 끈질긴 바이러스라는 점은 치료 기간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18일 기준 전국 생활치료센터 6곳의 환자 249명 중 29%(72명)가 4주 이상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치료센터는 병원 치료가 필요 없는 경증환자가 입소한 시설이다. 경증인데도 3명 중 1명은 장기 치료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앞서 방역당국이 14일 기준으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중 37%가 4주 이상 장기 입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항체가 생긴 뒤에도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경우도 있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 중인 환자 25명을 분석한 결과 모두 중화항체(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체내에서 일반적으로 만드는 항체)가 생겼지만 12명에게서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체가 생기면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며 “다른 바이러스와 달리 특이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완치 환자 중 재양성을 보인 사람도 250명을 넘어섰다. 방역당국은 체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바이러스가 완치자의 면역력 감퇴 등으로 재활성화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바이러스 특성 때문에 재유행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대구 신천지교회 집단감염 발생 전에도 환자가 며칠 없어 ‘종료되는 게 아닌가’ 하는 낙관도 있었지만 결국 대규모 집단발병으로 이어졌다”며 “국민 대부분 코로나19 면역이 없기 때문에 누구든 노출되면 발병할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슈퍼전파 사건’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층 중에서는 증상이 비교적 경증이라 잠복환자도 많을 수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추측이다. 정부는 13개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돌아가는 중증호흡기환자 감시체계 항목에 코로나19를 추가하고 대상 병원도 40개 병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진 ‘생활 속 거리두기’를 체화하는 것만이 재유행을 막는 유일한 해법이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대구=장영훈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