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전국위 추인 앞두고 갈등 확산

김종인 미래통합당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무엇보다 총선에서 상당수가 당선된 유승민 의원 진영에서 반대가 이어지고 있다. 유승민계의 수장 격으로 3선이 되는 조해진 당선자는 “지역에선 ‘왜 스스로 반성하고 개혁하지 못하냐’란 의견이 압도적인 상황”이라며 “유 의원 역시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힌 바 있다”고 했다. 유 의원은 지난주 방송토론에서 “비대위를 한다고 해서 금방 답이 나오는 게 아니다”라면서 “적당히 비대위에 맡기고, 시간이 지나 대선이 다가온 상태에서 또 이러고 있다면 보수 야당은 정말 소멸할 것”이라고 했다.
전국위를 하루 앞둔 27일로 예정된 3선 당선자 모임에선 조직적인 반발 성명이 나올 조짐도 감지된다.

반대론이 거세지자 김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정진석 의원은 “지금 비대위원장감으로 김 전 위원장만 한 사람을 찾을 수 있나”라면서 “‘전국위가 열리면 비대위원장 선임에 딴지 걸겠다’는 말이 들리는데 그런 일이 또 벌어진다면 우리 당은 스스로 궤멸할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홍 전 대표를 겨냥해선 총선 직후 “비대위에 전권을 줘야 한다”고 했다가 입장을 바꾼 점을 거론하며 “전 당 대표가 김 전 위원장을 향해 쏟아낸 말들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국민들의 손가락질이 보이지 않냐”고 했다. 신상진 의원은 “자강론은 실패의 반복만을 가져올 뿐”이라며 “우리에게 과연 그런 능력이 있나. 있었다면 왜 지금까지 못 고치고 이 지경이 됐나”라고 했다.
전국위를 주재할 전국위원장 정우택 의원은 “안건의 절차상 하자는 없어 성원은 무리 없이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면서도 “찬반양론이 나뉘면 다수결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중진들이 지금 상황에 대한 심각한 인식이 없다”면서 “나는 거기에 갈 의무가 없는 사람이며 자기네들이 도와달라고 해서 마음을 먹었던 건데, 그 사람들이 원치 않으면 내가 굳이 가야 할 이유가 뭐가 있겠냐”고 했다.
최우열 dnsp@donga.com·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