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신천지 31번 환자 67일만에 퇴원… 항체 생겨도 바이러스 검출되기도 “백신 개발까지 거리두기 습관화”… 정은경 참여 코로나19 논문 나와
대구의료원은 대구 지역 첫 확진자인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신도 A 씨가 24일 퇴원했다고 26일 밝혔다. 2월 17일 입원한 그는 증상이 발현된 상태에서 교회, 병원, 뷔페 등을 돌아다닌 사실이 드러나면서 ‘슈퍼 전파자’로 지목됐었다. A 씨 확진 이후 대구에서는 신천지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대거 쏟아졌다. 26일 기준 대구 확진자는 6846명으로 전국 확진자의 64%를 차지한다.
31번 환자의 장기 입원 기록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질긴 생명력을 보여준다. 치료 기간이 길고, 경증이라도 마찬가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6일 전체 확진자의 평균 입원 기간이 25일이라고 밝혔다. 박능후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4월 20일 기준 확진자 8235명을 분석한 결과 2∼59일 평균 25일 정도의 치료를 받고 격리가 해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18일 기준 전국 생활치료센터 6곳의 환자 249명 중 29%(72명)가 4주 이상 치료를 받고 있다. 생활치료센터는 병원 치료가 필요 없는 경증 환자가 입소한 시설인데도 3명 중 1명은 장기 치료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코로나19는 이런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에 재유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정은경 질본 본부장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대구 신천지 집단감염 발생 전에도 환자가 며칠 없어 ‘종료되는 게 아닌가’ 하는 낙관도 있었지만 결국 대규모 집단발병으로 이어졌다”며 “국민 대부분이 코로나19 면역이 없기 때문에 ‘슈퍼 전파 사건’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층에서는 증상이 비교적 경증인 잠복환자도 많을 수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추측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진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체화하는 것만이 재유행을 막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정 본부장이 교신저자로 참여한 국내 민관 보건 전문가들의 코로나19 논문이 나왔다. 26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행하는 의학학술지 ‘신종감염병’ 온라인판에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에 대한 연구 논문이 실렸다. 논문은 콜센터 근무자 216명 중 94명이 감염돼 43.5%의 감염률을 보인 반면 해당 건물 전체 감염률은 8.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밀집된 근무환경이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이라고 논문은 설명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 / 사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