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청양고운식물원 야생화 탐방로 고운식물원 제공
‘멸종위기인 새우난초와 광릉요강꽃을 아십니까?’
조성한 지 30년으로 접어드는 충남 청양 고운식물원이 봄이 찾아오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꽃봉오리들을 내미는 ‘제5회 고운 새우난초, 광릉요강꽃 전시회’를 시작했다.
식물원 내 상설 전시장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환경부와 산림청의 후원으로, 꽃봉오리가 색을 바래고 접어드는 5월 중순까지 진행된다.
새우난초는 난초과 상록성 여러해살이풀로 남부지방 섬의 습한 숲에서 25~50㎝ 정도로 자란다. 비늘줄기가 새우등 모양을 하고 있다 해서 붙은 이름으로, 땅 위에서 월동하는 난대성 자생란이다.
새우난초 동아일보DB
전남 신안군에서 발견된 ‘신안새우난초’는 2017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됐다. 고운식물원은 지난 6년간 꾸준히 새우난초속의 국내외 원종수집 및 유전자원 확보와 복원을 통해 다양한 수종을 수집했다.
광릉요강꽃은 난초과 여러해살이풀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식물이다. 주머니처럼 생긴 입술꽃잎이 요강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지어졌다. 높이는 40㎝까지 자라며 4~5월경에 흰 바탕에 홍색 꽃이 줄기 끝에 핀다. 해발고도 300~1100m의 양지 바르고 배수가 양호한 곳에 살면서 교목층과 아교목층, 관목층이 발달한 곳에서 주로 발견된다. 현재 한국적색목록에 멸종위기범주인 위급종(CR), 세계적색목록 위기종(EN)으로 평가돼 있다.
광릉요강꽃 동아일보DB
식물원에서는 새우난초 및 광릉요강꽃만이 아니라 수많은 야생화는 물론 다양한 쉼터, 연못, 정원, 포토스팟 등이 즐비하다. 연중 피어나는 7400여 종의 갖가지 꽃 중 3분의 2가 이른 봄부터 늦은 봄까지 식물원을 가득 채운다. 제철 꽃은 물론이고 720m²의 온실에서는 황새풀, 섬시호, 구엽초, 동백, 수국, 허브 등의 식물이 있는가 하면 갖가지 희귀식물이나 열대식물이 자라고 있어 계절을 넘어선 관광지다. 한해 1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꾸준히 식물원을 방문하고 있다.
탐방로를 따라 전망대 주변을 둘러본 뒤 롤러슬라이드 레일을 타고 내려오는 경험은 압권이다.
한편 사립인 고운식물원은 2010년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식물의 서식지외보전기관으로, 많은 식물종의 보전, 복원에 힘쓰고 나아가 전시를 통해 식물자원의 중요성과 가치전파에 기여하고 있다.
사립인 고운식물원은 지난해 7월 김광두 상명대 환경조경학과 초빙교수(이학박사·조경특급기술사)를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그는 취임 이후 희귀식물들의 번식과 보전은 물론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식물관리기법 교육 등에 전념하고 있다.
설립자인 이주호 회장은 “대부분의 사립식물원은 대형화 된 상업적 시설이 아니라 후손이 살 세상을 위해 종자를 보존하고 자연생태를 유지하는 일에 앞장서는 중소 환경기업”이라며 “해외 사례처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