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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만에 법정 선 전두환 “헬기사격 없없다”…꾸벅꾸벅 졸기도

입력 | 2020-04-27 17:29:00


27일 오후 2시 15분 광주지법 201호 법정. 김정훈 형사8단독 부장판사가 전두환 전 대통령(89)에게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이 있었고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검찰 측 공소사실에 대해 인정하느냐”고 물었다. 전 전 대통령은 감았던 눈을 뜨더니 일어나 “내가 알고 있는 바로는 5·18당시 헬기사격은 없었다”고 답했다. 앞서 김 부장판사는 전 전 대통령의 이름과 주소, 직업 등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고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기소돼 이날 두 번째 법정에 출석했다. 그동안 건강을 이유로 법정에 불출석해온 전 전 대통령이 재판장이 교체되면서 지난해 3월에 이어 1년여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 전 대통령은 변호인이 고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영상·사진 자료를 제시할 때는 눈을 뜨고 유심히 화면을 바라보기도 했으나 고개를 가누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깨기를 반복했다. 부인 이순자 씨는 종이컵에 물을 담아 건네기도 했다. 5·18기념재단 회원 등은 이날 광주지법 청사 주변에서 ‘전두환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광주=이형주기자peneye09@donga.com
이소연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