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건강이상설]美-러 언론, 엇갈린 보도 NK뉴스 “사재기는 코로나 때문”
북한 내에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 퍼지면서 엘리트들 사이에서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고 사재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을 집중 취재한 내용의 평전 ‘마지막 계승자’의 저자인 애나 파이필드 WP 베이징 지국장이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한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김 위원장이 평양에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평양에 사는 북한 엘리트들도 김 위원장의 생사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평양 주민들은 세제와 쌀, 술, 생선 통조림, 담배 등을 사재기하고 있다고 한다. 평양에서는 헬리콥터들이 저공비행 중이며, 북한 내 열차와 북-중 접경지역의 중국 동북 지방을 오가는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고 있는 상태라고 그는 전했다.
북한 전문 매체인 NK뉴스도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에서 채소, 밀가루, 설탕 등 다양한 물품에 대한 사재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매체는 사재기 현상이 김 위원장의 건강보다는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평양 특파원이 전한 기사에서 “평양 시민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며 “카페와 식당, 가게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상점 앞에 평소보다 긴 줄도 없었다”고 소개했다. 북한도 ‘외곽 여론전’에 나섰다. 북한 선전매체 ‘서광’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 친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은 24일 평양의 한 백화점에서 촬영했다는 영상을 25일 게재했다. ‘사재기, 사실인가 거짓인가’라는 제목의 이 영상에서 일부 주민은 “잘 나가는 상품도, 안 나가는 상품도 있지만 모자란 건 없다” “오히려 저렴해진 물건도 있다”고 말했다.
미 당국자는 AP통신에 “김 위원장의 건강에 관해 최근 추가로 나오는 소문들은 관련 정보가 추측에 불과하다는 미국의 평가를 바꾸지 못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한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