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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남북협력 마냥 기다릴순 없다”

입력 | 2020-04-28 03:00:00

판문점 선언 2주년 대북 메시지
“국제적 제약에 이행 속도 못내”… 코로나 계기 독자 협력 뜻 밝혀
정부, 동해북부선 재추진 착수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가 남북 협력의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지금으로선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과제”라며 “(대북제재 등) 여건이 좋아지길 마냥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건강 이상설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4·15총선 이후 내놓은 첫 대북 메시지로 집권 후반기 독자적 남북 협력 사업 드라이브를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잊지 않는다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며 좁은 길도 점차 넓은 길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 협력의 길을 찾아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문점 선언 실천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은 결코 우리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적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끊임없이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집권 하반기에는 유엔 등 국제사회가 주도하는 대북제재의 기본 틀은 지키면서도 예외 인정 범위를 넓히는 등 적극적으로 남북 협력 사업을 모색하겠다는 얘기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방역 협력 △남북 철도 연결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이산가족 상봉 및 실향민 상호 방문 등 4대 협력 사업 구상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다가오는 6·25전쟁 70주년을 언급하며 “가장 중요한 의미 중 하나는 전쟁의 참화를 기억하고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결의를 다지는 것”이라며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이산가족 상봉과 실향민 상호 방문도 늦지 않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 없이 “나와 김 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평화경제의 미래를 열어 나가겠다”고 말하는 등 세 차례에 걸쳐 김 위원장을 언급했다. 정부는 이날 동해북부선 재추진 기념식을 갖고 약 2조8520억 원을 들여 강릉∼제진 구간(110.9km) 철도를 53년 만에 복원하는 등 남북 철도·도로 연결의 재추진을 공식화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북한 매체는 대남 비난을 이어갔다.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우리 군의 고고도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RQ-4) 도입을 거론하며 “도적고양이처럼 몰래 끌어들인 글로벌호크를 두고 ‘감시 목적’이라는 궤변을 아무리 늘어놓아도 그 극악한 대결흉심, 선제공격 기도는 결코 감출 수 없다”며 비난했다.

박효목 tree624@donga.com·황인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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