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보유세 폭탄’ 거센 반발 예고
국토교통부가 29일 2020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확정해 공개하고 이의신청을 받는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강남에 주로 분포해 있는 15억 원 이상 고가 주택의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평균 26% 가까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1
국토교통부는 공동주택 공시가격 의견 청취 기간(3월 19일∼4월 8일) 중 총 2575개 공동주택 단지에서 3만7410건의 의견을 접수했다고 28일 밝혔다. 특히 시세 9억 원 이상 주택의 공시가격을 하향 조정해 달라는 의견이 2만7778건으로 전체의 70%가 넘었다. 2018년 1290건이던 의견제출 건수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2만8735건으로 22배가량 늘어난 바 있다.
이처럼 의견 제출이 증가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반면 공시가격은 급격하게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4월 초에는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와 래미안대치팰리스 등 강남구 대치동 개포동 일대 아파트 16개 단지 약 6700가구가 공시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집단 의견서를 한국감정원에 냈다.
대표적으로 서울 송파구 잠실 리센츠 전용면적 84m²의 공시가격은 3월 공시가격안 기준 15억1400만 원이다. 반면 3월 실거래가는 18억3000만 원으로 현실화율이 80%가 넘는다. 최근 호가가 17억 원대까지 나온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실화율은 90%대까지 뛴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전용 84.23m²의 공시가격이 15억9000만 원으로 3월 실거래가(20억5000만 원)의 약 78%다.
은마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은마아파트는 시세가 내릴 때 수억 원씩 떨어지는 곳인데 공시가격이 너무 급격하게 올랐다”며 “재산 가치는 떨어졌는데 보유세만 두 배 가까이 올라 팔아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29일부터 5월 29일까지 열람 및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국토부는 이의신청에 대한 재조사를 한 뒤 6월 26일 공시가격을 최종 공시한다.
이새샘 iamsam@donga.com·정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