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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함께 세계 3대 프로야구 리그로 불리는 미국과 일본은 언제 개막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스포츠 경기를 진행하는 국가는 손에 꼽을 정도다. 확진자가 400여 명에 불과한 대만이 무관중으로 프로야구 경기를 시작했다. 벨라루스는 확진자가 1만1000명을 넘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축구를 강행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개막은 전 세계 야구팬들도 고대하는 이벤트로 떠올랐다. 미국 스포츠전문 케이블 채널 ESPN은 KBO와 한국 프로야구 정규시즌 중계방송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ESPN은 미국 내 유료 시청자만 1억 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스포츠 방송 매체다. 미 프로야구 소식을 전하는 MLB트레이드루머스가 ‘KBO리그 중계를 시청할 것인가’라며 설문에 나서자 80% 이상의 응답자가 보겠다고 했다.
▷미국과 유럽의 중계권 구입에는 서구에선 합법인 스포츠 도박 수요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유로2020 등 주요 경기들이 취소되자 스포츠 도박 회사들은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다. 북미 스포츠 베팅 사이트인 커버스닷컴이 ‘한국 야구에 베팅하기―KBO 리그 이해’를 소개하며 적극적으로 나섰을 정도다.
▷코로나19가 멈춘 세상에 한국 스포츠가 진출하는 건 새로운 시장을 여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새벽에 유럽 축구를 보고, 미국 야구를 봤듯이 해외 팬들이 심야에 우리 스포츠를 보는 시대가 다가올 수 있다. 조만간 관중이 들어서고 특유의 ‘떼창’이 지구촌에 어필한다면 새로운 ‘K스포츠’ 유행도 가능하지 않을까.
김영식 논설위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