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노리는 키움 김하성 지난 시즌 뒤 체중 4kg 늘렸지만 스피드 유지하는 법 스스로 터득 강정호 조언으로 그립도 바꿔… “평범한 성적으로는 도전 안해”
프로야구 키움 유격수 김하성은 2020시즌을 별 탈 없이 마친다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하성은 팀 선배이자 메이저리그에 먼저 진출했던 박병호와 강정호에게 웨이트트레이닝, 타격 메커니즘 등에 대해 조언을 구하며 차근차근 빅리그에 다가서고 있다. 동아일보DB
이번 시즌을 별 탈 없이 마친다면 포스팅 자격을 얻는 김하성은 시즌을 앞두고 지난 시즌까지 82kg이었던 체중을 85∼86kg까지 늘렸다. 지난 시즌 19홈런, 33도루를 기록하는 등 장타력과 빠른 발을 겸비한 그는 지속적인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꾸준히 근육량을 늘려왔다. 파워를 키우면서도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를 유지하기 위한 별도의 훈련에도 집중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트레이닝파트의 도움을 받아 스피드와 순발력 훈련을 수행한 것. 이건우 키움 트레이닝 코치는 “김하성은 스스로 비시즌 개인 근력 운동 루틴을 만들었다. 중량 운동을 할 때 근육 가동 범위를 줄여 야구에 필요한 근육을 집중적으로 자극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았다. 그렇게 하면 근육은 늘리면서도 스피드는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에게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사람은 빅리그 진출 경험이 있는 팀 선배 박병호(34)다. 2011년 LG에서 넥센(현 키움)으로 이적하던 당시 몸무게가 90kg대 초반이었던 박병호는 2016년 미네소타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는 107kg까지 ‘벌크업’을 해 장타력을 키웠다. 박병호는 지금도 키움 선수단에서 가장 먼저 체육관에 출근하는 ‘웨이트트레이닝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김하성은 “(박)병호 형이 시즌 중에 지칠수록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라고 하더라. 그래야 근육이 지치지 않아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를 수 있다고 했다. 조언을 듣고 지난 시즌 웨이트트레이닝 비중을 늘렸더니 확실히 여름 이후 체력 저하가 덜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2018시즌까지 노브(배트 끝 부분의 돌기) 위로 방망이를 쥐던(왼쪽 사진) 김하성은 지난해부터 노브를 감싸 쥐는 방식으로 그립을 바꿨다. 동아일보DB
김하성은 “그저 그런 성적으로는 해외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번 시즌 나 스스로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야 포스팅 선언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팀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내 모든 걸 바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