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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美대통령 바뀌면 북미관계 원점, 내년 여름부터는 韓 대선정국… 시간 촉박

입력 | 2020-04-29 03:00:00

文대통령, 남북협력 속도전 배경
北도 ‘미래권력’과 논의 원할 수도… 사실상 성과 낼 시간 1년 남짓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남북 협력 속도전에 나서자 28일 당정청은 일제히 남북 방역 협력과 철도 연결은 물론 개별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청와대의 속도전은 남북 관계에서 가시적인 성과물을 도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 문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까지 열렸지만 자칫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결과물이 없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깔려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문 대통령이 강조한 ‘속도전’에 대해 “앞으로의 한미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그리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당장 11월에는 미국 대선이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한반도 문제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지만, 백악관 주인이 바뀌게 된다면 비핵화 문제는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내년 여름 무렵부터는 본격적인 차기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다는 점도 변수다. 차기 대선은 2022년 3월에 치러지지만, 각 당의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은 7, 8월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 입장에서 ‘미래 권력’과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가 쥐고 있던 남북 관계 주도권이 사실상 서서히 약화될 수밖에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결국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약 2년이지만, 실질적으로 남아 있는 ‘청와대의 시간’은 1년 남짓인 셈이다.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남북 철도 연결 등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고삐를 다잡는 것도, 북한을 향해 방역 협력의 손길을 거듭 내민 것도 1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에 따른 것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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