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모카농업혁신센터 벼 재배지에서 파종 후 15주차에 접어든 벼의 모습… (사진=농촌진흥청) © 뉴스1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막에 뿌리내린 우리나라 벼 품종이 오는 5월초 수확을 앞두고 있다. 사막에서 벼를 재배하는 도전에 뛰어든 우리 정부는 이번 재배 결과를 토대로 사막용 벼의 경제성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UAE 사막지역 샤르자에서 1890㎡(약 570평) 면적에 시험재배한 벼 수확을 약 1주일 앞두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시험재배는 2018년 한-UAE 정상회담 간 논의된 농업기술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돼 왔다.
농진청은 UAE에서 벼를 재배하기에 앞서 우리나라 김제 광활 간척지 등에서 사전 검토를 진행했다. 그 결과 매년 8월에서 다음해 4월까지가 UAE 벼 재배에 적합하며 농진청이 개발한 건조지역용 벼 ‘아세미’ 등 2품종이 유망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농진청은 이제 현지에서 자란 벼를 오는 5월5일쯤 수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점구역 기준 300평당 763㎏이 수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동일 품종을 국내에서 재배했을 때보다 40% 정도 증가한 수준이라고 농진청은 설명을 붙였다. 벼 재배에 적합한 현지의 풍부한 일사량과 생육단계에 적합한 양분투입과 물관리 등이 주요한 증수요인으로 분석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농진청이 개발한 건조지역용 벼 ‘아세미’ 품종의 재배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사막 환경에서 파종부터 수확까지 재배 전 과정을 실증하고 체계화했다는 것과 벼 재배 가능지역을 건조지역에서 사막지대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성 확보는 후속 과제로 남았다. 쌀 생산액(약 565만 원/㏊)이 이 지역 바닷물을 제염처리해 사용한 담수 비용(약 2000만 원/㏊)에 미치지 못해서다.
농진청은 현지의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는 대로 UAE 기후변화환경부와 협의해 1차 시험재배 결과를 바탕으로 2차 시험재배를 체계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특히 물의 높은 pH를 낮추고 염분을 제거하는 기술적용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김경규 농진청 청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우리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막에서 벼 재배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향후 지속적인 후속시험을 통해 벼재배의 지속가능성이 확보될 경우 양국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