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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코로나19 속 맑은 공기…계절관리제가 큰 역할”

입력 | 2020-04-29 11:33:00

국가기후환경회의 출범 1주년 메시지 발표
"계절관리제는 응급처방…만병통치약 아냐"
"중장기 대책 마련해야…순탄치는 않을 것"




반기문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29일 지난 겨울과 봄철 대기 질이 대폭 개선된 데에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반 위원장은 이날 국가기후환경회의 출범 1주년 기념 메시지를 통해 “계절관리제 덕분에 이번 겨울과 봄철 미세먼지는 국민이 체감할 정도로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당초 출범 1주년 기념 행사를 기획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영상·서면 메시지로 대체했다.

반 위원장은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는 중에 유난히 맑은 공기 속의 봄이 어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5월을 맞게 됐다. 최첨단 기술과 물질적 풍요를 이룩한 인류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바이러스로 고통받는 현실은 자연과 인간, 환경과 경제개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며 말문을 떼고선 의료진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어 계절관리제가 시행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 간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4㎍/㎥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3㎍/㎥보다 약 27% 감소하고, 국민의 미세먼지 체감도를 크게 좌우하는 고농도(50㎍/㎥ 초과) 발생 일수는 2일로 지난해의 18일보다 89% 줄어들었다는 수치를 제시했다.

이 같은 대기 질 개선의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내·외 오염물질 배출량 감소와 우호적인 기상여건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그러나 두 요인보다 국민이 머리를 맞대 마련한 계절관리제의 역할이 더 컸다고 평가했다.

반 위원장은 “여러분들이 마련한 ‘국민정책제안’을 계절관리제라는 이름으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집중 발생하는 4개월 동안 시행한 것은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문제가 중병에 걸린 환자와 같은 상황이어서 응급처방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계절관리제가 의미있는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개선)결과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우리의 노력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과 가능성을 보여준 실증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반 위원장은 다만 계절관리제는 단기적인 처방으로 지속가능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계절관리제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지속가능 발전을 아우를 수 있는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는 이어 “중장기 대책은 국가 전원을 어떻게 조화롭게 배합해 개선하느냐와 친환경차 전환 로드맵 등 우리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대한 문제”라며 “파급 효과가 크고 이해관계 역시 첨예하므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순탄치 않겠지만 성공적으로 완수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반 위원장은 “자연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고 우리는 자연과 협상할 수 없다”며 “제2의 지구가 없듯이, 자연을 배제한 제2의 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가자”고 거듭 강조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상반기 중 온라인으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하반기에는 대면 방식으로 숙의과정을 거쳐 중장기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