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18세 이하 507명 중간분석 결과
전체 확진자의 4.7%…사망·중증은 없어
7세 소아 10명중 7명 "코로나19 무서워"
중·고생 76% "답답함, 짜증, 두려워 느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의 5명 중 1명은 별다른 증상이 없는 ‘무증상’이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비율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지만 완치 후 재양성된 비율은 성인보다 높았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9일 0시 기준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확진자 507명에 대한 중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활동량이 많은 연령일수록 확진자 수도 많았다. 13~18세 296명(58.4%)으로 전체 소아·청소년 확진자의 절반이 넘었다. 7~12세 125명(24.7%), 0~6세 86명(17.0%)이다.
지역별로는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대구 298명(58.8%)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경북 46명(9.1%), 서울 42명(8.3%), 경기 39명(7.7%), 검역 24명(4.7%), 부산 17명(3.4%), 충남 15명(3.0%), 경남 9명(1.8%), 인천·세종·충북 각 3명(0.6%), 광주·대전·울산 각 2명(0.4%), 강원·제주 각 1명(0.2%) 순이었다. 전북과 전남에서는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없었다.
소아·청소년 확진자의 82.6%인 419명이 완치돼 격리해제 됐다.
소아·청소년 확진자 중 사망자는 없다.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ECMO)나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을 만큼 위중하거나 산소마스크 치료를 하는 중증 환자 역시 없다.
소아·청소년 확진자의 회복 후 재양성 사례는 17건이었다. 재양성률은 3.4%로 19세 이상 성인의 재양성률(2.7%)보다 높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8일 사이에 입원했거나 신천지 관련 환자를 제외한 소아·청소년 환자 9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양상 분석 결과에서는 20명(22.0%)가 무증상이었다.
증상을 보인 71명(78.0%) 중에서는 24%가 중간 정도의 증상이었고, 54%는 경미한 증상만 있었다.
증상 종류로는 기침 37명(41.1%), 가래 29명(32.2%), 38.0도 이상 발열 27명(29.7%), 인후통 22명(28.6%) 등의 순으로 많았다.
최은화 서울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는 이날 어린이 특집으로 진행된 브리핑에서 “중증에 해당하는 소아·청소년은 적어도 우리가 (현재까지) 분석한 사례 중에서는 없었다”며 “24%가 폐렴이 있었고 이중 2명이 산소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였는데 산소 요구량이 그렇게 많지 않아 중증으로 간주하지 않고 중간 정도로 분류했다”고 전했다.
김예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공통적으로 얻은 정보는 감염돼 앓고 난 이후에 회복기에 들어서는 동안에 바이러스를 오랫동안 흘린다는 것”이라며 “이는 어른에서 이미 잘 알려져있고 소아에서도 무증상이거나 경증이라 할지라도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기간이 꽤 긴 것으로 보인다. 며칠, (길게는) 몇 주 넘어갈 수 있다. 때문에 격리해제 적용 기준을 (성인과) 같게 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다만 “소아 자료가 성인에 비해 부족한 면이 있어 소아의 몸에서 일어나는 염증반응과 코로나19 감염 영향이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소아 환자가 성인에 비해 경한 경우가 많다는 것은 지금까지 관찰되는 것일 뿐 일부 고위험병을 가진 소아가 감염됐을 때에는 심한 병으로 갈 수 있어 고위험 성인그룹과 같이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울신문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지난 19일 7세 소아 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69%가 “코로나19가 무섭다”고 답했다.
국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답답함(44.1%)과 짜증(22.4%), 두려움(9.0%)의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0.9%는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성남시중원지역청소년센터 측이 지난 7~20일 성남시 등 37개교 889명(중학생 77.7%, 고등학생 16.6%)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중국 후베이성 지역 초등학생 18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5명 중 1명이 우울증과 불안증 또는 두 가지 증상을 모두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소아·청소년 확진자 중 사망이나 위중한 환자가 없다는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마냥 안심할 수 없다. 아직 모르는 상황들이 많고 개학할 경우 분명히 학생 간 접촉이 많아져 학교에서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본부장은 또 “코로나19로 인해 소아와 청소년들이 우울과 불안감 그리고 두려운 감정을 경험하고 있으며 관련된 심리상담 건수도 증가하는 등 스트레스와 후유증이 크다”고도 걱정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부모님, 학교, 학원, 지역사회 모두가 같이 노력해야 한다”며 “가족과 보호자들이 어린이들에게 코로나19에 대해 막연한 공포심을 갖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와 예방수칙을 쉽게 설명해주고 자주 이야기를 나눠달라”고 당부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