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4.29 © News1
4·15 총선 참패 수습을 위해 미래통합당이 꺼내 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표류하고 당 내부에서는 ‘김종인 비대위’를 놓고 의견 충돌을 빚어지는 등 자중지란이 이어지고 있다.
통합당은 ‘김종인 비대위’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채 지난 28일 상임전국위원회 무산에도 불구, 전국위를 강행해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4개월 시한부’로 만들었다.
이에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29일 오후 비공개 최고위를 열고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를 다시 개최해 김종인 비대위 구성 재의결을 검토했다. 하지만 지도부가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개최 여부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혼란만 더 가중되는 모습이다.
조 최고위원은 지난 28일 상임전국위가 무산된 것이 비대위 구성에 반대해 온 일부 중진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그런 것보다는 당원들이 과연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판단했을 것으로 본다”며 “당 문제를 우리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에 심 권한대행은 “(상임전국위)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정해진 것은 다음달 8일 오전 9시 반에 원내대표 경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의 활동 기한에 대해서는 “선거를 위해 (내년) 4월 말 또는 5월 말까지 1년 정도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최고위원이 있었다”고 전했다.
조 최고위원을 제외한 지도부는 일단 김종인 비대위 체제 구성에 대한 가능성을 놓지는 않는 모습이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이 오래 전부터 4개월 맡아서는 당의 체질개선, 당의 혁신 동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했고 저희도 이를 알고 있었다”며 “그래서 (전날 김 전 위원장을 만났을 때) 저희가 4개월이라도 맡아달라 이런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조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는 등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원외 인사들까지 가세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구 수성을에서 당선된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종인 비대위를 겨냥, “더이상 뜨내기들이 분탕치는 당이 아닌, 진정으로 우리 당원들이 주인이 되는 우리들의 당으로 만들어 달라”며 “더 이상 외부 부패 전력자나 정치 기술자에 의존하지 말고 새로운 사람들이 모여서 논의하고 숙의하여 올바른 당의 방향을 설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홍 당선인은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자신의 부패 전력을 숨기기 위해 끝없이 개혁으로 포장해 당의 정체성 혼란을 가져왔을 것”이라며 “비대위 체제 마감 시점에 가서 버티기를 시작하면 또 다시 당은 혼란으로 갔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김종인 비대위의 비판에 대해 맞공세를 펼치는 모습이다.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홍 당선인을 겨냥, “공인으로서 최소한의 금도(襟度)조차 없는 그가 우리 당의 미래가 될 수는 없다.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지금까지 자신이 쏟아낸 막돼먹은 언사에 대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사과부터 하라”며 “터줏대감 운운하며 공당을 자신의 사유물처럼 생각하는 전근대적인 사고에 넌더리가 난다”고 비판했다.
그는 “홍 전 대표는 총선 직후 전화 통화에서 나한테 ‘김종인 만한 사람이 없다,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야 한다’고 요청했다”며 “그때는 김 전 위원장이 동화은행 비리 사건에 연루됐던 사실을 몰랐느냐”고 지적했다.
서울 용산을 권영세 당선인도 페이스북에서 “현 지도부가 하루빨리 김 전 위원장을 설득해 (비상대책위원장직) 수락을 받아내야 한다”며 “김 전 위원장 측이 수락할 명분을 주기 위해 다시 절차를 밟아 임기 제한 규정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권 당선인은 “김 전 위원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있는 것도 충분히 이해는 한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당이 매우 어려운 시기다. 지금의 위기는 원내 당선자 외에 원외의 동지들, 더 나아가 당 밖의 보수우파 인사들까지 아울러 해법을 찾아야 할 시기”라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