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명 작업하던 물류센터 공사장 우레탄폼 유증기 남은 상태 용접… 지하2층서 폭발뒤 유독가스 퍼져 10명 부상… 밤새 현장 수색 작업 文대통령 “유사한 사고 반복 유감”
건물 집어삼킨 검은 연기 경기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에 위치한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가 29일 시커먼 연기에 휩싸였다. 이날 오후 1시 32분경 이 물류센터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오후 11시 현재 현장 근로자가 38명이 숨졌다. 화재 당시 현장에서 9개 업체 근로자 78명이 작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청 제공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2분경 경기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신축 공사장 지하 2층에서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물류센터 공사 현장에는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전기와 도장, 설비, 타설 등 분야별로 시공사와 하청업체 등 9개 업체 직원 78명이 작업 중이었다. 이 중 38명이 숨졌고, 부상자 10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당국은 밤새 시신 수습 작업을 벌였으나 짙은 연기 때문에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관계기관의 현장조사 보고에 따르면 최초 발화지점은 지하 2층 화물용 엘리베이터 설치 작업을 하던 곳이다.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해 용접 작업을 하다 불씨가 우레탄폼으로 옮겨붙으면서 유증기가 폭발해 갑자기 불길이 치솟았다. 불길은 유독가스를 내뿜으며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물류센터 전체로 퍼졌고, 새까만 연기가 일대 하늘을 뒤덮었다. 물류센터는 2018년 5월 30일 이천시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아 냉동·냉장창고 용도로 지하 2층, 지상 4층에 연면적 1만1043m² 규모로 건설 중이었다. 6월 30일 완공을 앞두고 마감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화재 직전 현장을 나온 A 씨는 “지하 구조가 미로처럼 복잡해 동료들이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사상자의 옷이 전부 탄 것을 볼 때 유증기가 폭발하면서 폭발적으로 불이 나 탈출시간을 상실해 인명 피해가 컸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30일 오전 11시 합동감식을 실시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어 유감스럽다”면서 질타하고, 실종자 철저 수색, 부상자 의료 지원, 사상자 가족 현장 지원 등 5개항의 추가 지시를 내렸다.
이천=한성희 chef@donga.com·김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