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2020.4.13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글로벌 판매 급감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가 내달 초 징검다리 연휴를 활용해 휴업에 들어간다. 월평균 수출 규모가 50% 안팎 감소하자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특정 라인의 경우 휴업 기간이 최장 2주에 달하는 곳도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는 다음 달 1~5일 국내 공장을 전부 휴업한다. 다음 달 4일 대체휴가를 사용, 휴업하기로 하면서 5월1일 노동자의 날부터 5일 어린이날까지 5일간의 휴업에 들어가는 것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차종을 담당하는 공장은 추가 휴업도 실시한다. i30, 아반떼, 베뉴 등을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 3공장은 다음 달 6~8일에도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수출 주문이 급감하자 국내 생산물량을 조절하려는 취지다. 소하리 1·2 공장은 5월22일부터 25일까지 2차 가동 중단에도 나선다.
소하리 1·2공장과 광주 2공장도 기아차 국내 공장 중 수출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한다. 소하리 공장은 스팅어, K9, 카니발, 프라이드, 스토닉 등을, 광주 2공장은 스포티지와 쏘울 등을 생산한다.
27일부터 29일까지 휴업했던 기아차 광주 3공장 대형버스 라인과 현대차 울산 4공장 포터 라인도 내달 5일까지 라인 가동을 멈추는 셈이다.
르노삼성자동차도 대체휴가를 활용, 다음 달 8일까지 부산공장 휴업에 들어간다. 이어지는 주말을 고려하면 11일부터 생산을 재개하는 것이다.
4월 라인 별 순환휴업을 해온 쌍용자동차 역시 내달 1~5일 공장을 휴업한다. 쌍용차는 이를 포함해 5월에 근무일 기준, 팀별로 최장 8일 조업을 멈춘다.
완성차 업체들의 휴업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판매 급감에 따른 조치다. 주문 취소마저 이어지는 상황이라 생산량 조절은 불가피하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완성차 업체로서는 큰 타격이다.
자동차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국산차의 수출 물량 전망치는 전년 동월 대비 43.1% 감소한 12만6589대다. 수출물량 배정이 지연되고 있는 르노삼성의 감소 폭(72.9%)이 가장 클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물량이 많은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39.1%, 48.7%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분기는 더 큰 수요 부진이 예상된다. 업계 맏형인 현대·기아차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실물경제 침체와 수요 하락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며 유동성 확보 등에 주력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 위축은 국내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통적인 현상으로, 현대·기아차의 경우 주요 해외 공장의 가동 중단도 쉽게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 단계에서는 불필요한 생산을 줄여 수익성 저하를 막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