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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팔린 서울 건물 수익률 보니…상위 30위에 강남3구는 없어

입력 | 2020-04-30 21:34:00


서울에서 지난해 거래가 이뤄진 상업업무용 부동산 634개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이들 건물의 평균 보유기간은 67개월이며 시세차익으로 평균 50%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상위 30위 가운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소재 부동산은 한 곳도 없었다.

상업업무용 부동산이란 골목상권의 저층 상가건물(꼬마빌딩)과 대로변의 높은 오피스건물을 모두 포함한다. 30일 토지건물 정보 플랫폼 업체인 밸류맵에 따르면 강남3구에서 지난해 거래된 건물 150개의 평균 보유기간은 66개월, 수익률은 43.2%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사례는 송파구 방이동의 한 건물로 2007년 55억8500만 원에 사들여 지난해 148억5120만 원에 매각했다. 143개월(11년 11개월) 만에 165.9%의 수익률을 낸 셈이다.

강남3구를 제외한 비강남권역에서 이뤄진 거래의 평균 보유기간은 67개월, 수익률은 52%로 조사됐다. 강남3구와 보유 기간은 비슷하지만 수익률은 9%포인트 정도 높았다. 비 강남권역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건물은 마포구 공덕동의 건물면적 47㎡ 규모의 1층짜리 상가 건물이었다. 이 건물은 2008년 2억3000만 원에 매입해 지난해 13억1000만 원에 팔려 469.6%의 높은 수익률을 냈다.

강남3구에서 거래된 건물들은 수익률 상위 3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 손해를 본 경우도 거의 없었다. 강남3구에서 이뤄진 총 150건의 거래 가운데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것은 3건에 불과했다.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이 ―2.5%로 가장 낮은 수익률이었는데 보유 기간이 4개월에 그쳤다.

이에 비해 비강남권역에서 거래된 건물들은 높은 수익률을 낸 사례도 많았지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거래도 강남보다 많았다. 총 484건의 거래 가운데 28건이 손해를 봤다. 손해율이 가장 높았던 거래는 마포구 서교동의 건물면적 323㎡ 규모의 2층짜리 상가 건물이었다. 2012년 41억 원에 사들여 지난해 15억5700만 원에 팔리면서 87개월 만에 ―62%의 수익률을 냈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보유기간이 길수록 수익률 추세선은 우상향했다”며 “강남3구는 ‘안정성’이 눈에 띄고, 비강남권역은 ‘대박’과 ‘쪽박’의 공존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개별 건물의 실거래 자료를 분석한 첫 사례다. 국토교통부에서 공개하는 실거래 자료에는 지번이 제외돼 있다. 벨류맵은 건물 면적 등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거래된 건물의 지번을 확인하는 특허 기술을 갖고 있어 지난해 서울에서 거래된 상업업무용 부동산 수익률을 분석할 수 있었다. 1개 건물 동에 2명 이상의 소유자가 있는 건물은 제외하고, 과거 실거래가와 비교 가능한 634개(증개축 및 신축 제외)를 대상으로 했다.

이진수 에이플러스리얼티 전무는 “강남3구의 경우 전통적으로 상업업무용 부동산 인기 지역이어서 건물의 가격이 높지만 그만큼 수요도 많아 급격한 가격 상승과 하락이 드물다”며 “비강남권역은 새로운 상권이나 명소 등이 등장한 지역을 중심으로 건물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지만 무너진 상권에서의 가격 하락도 컸다”고 말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