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낮 12시7분쯤 경남 지리산 천왕봉 정상 인근에서 심정지 등산객 구조를 위해 출동한 경남소방본부 헬기 1대가 추락한 모습.(독자 제공)2020.5.1/뉴스1
지리산 천왕봉 정상 인근에서 헬기가 추락해 구조중이던 등산객 등 2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가운데, 현직 헬기 조종사들은 ‘양력부족 현상’에 의해 헬기가 추락했을 수 있다고 제기했다.
1일 헬기 추락 영상을 본 복수의 헬기 조종사들에 따르면 헬기추락 당시 주 날개가 수평으로 돌다가 위로 들려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양력 부족 현상’, 즉 윗날개와 아랫날개의 공기의 흐름의 불균형에 의해 동력이 부족해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한다.
헬기는 날개의 윗면과 아랫면의 공기 차이, 즉 양력에 의해 뜨는데, 지리산 정상에선 산악돌풍이 갑자기 불어 양력부족 현상이 일어나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다른 조종사는 “강한 산악 돌풍에 의해 바람이 위에서 아래로 세게 치면 양력 부족현상이 일어나 헬기가 추락할 수 있다”며 “영상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높고, 조종 미숙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헬기 조종사 들에 따르면 추락한 S76기종은 항공기 중에서도 좋은 헬기로 손꼽힌다. 해당 기종은 LG기업 VIP가 사용한 헬기로도 알려졌다.
한 조종사 전문가는 “자세한 추락원인은 블랙박스를 조사해 보면 알 수 있다”며 “블랙박스에는 조종간 움직임, 엔진상태 등을 알 수 있어 추락원인을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추락한 소방헬기는 1일 낮 12시7분쯤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천왕봉에서 법계사 방향으로 400~500m 지점에서 추락했다.
앞서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1시28분쯤 심정지 등산객 환자 발생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해당 헬기를 보냈다.
현장에 도착한 헬기는 심정지 환자인 조모씨(65·서울)를 구조하기 위해 밧줄을 내려 호이스트로 작업을 진행했다.
호이스트 작업을 위해 약 15m 위 상공에서 제자리 비행을 하던 헬기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땅으로 불시착했다.
이 과정에서 조씨의 부인으로 추정되는 보호자 권모씨(61·여)가 헬기의 주날개에 부딪쳤다.
소방당국은 애초 심정지 상태인 조씨와 사고로 심정지된 권씨 등 2명을 다른 소방헬기를 동원, 진주경상대학병원으로 급히 옮겼으나 결국 숨졌다.
소방대원 등 5명은 큰 부상 없이 구조됐다.
(산청=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