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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지역 혐오 방역망 구멍 만들어…방역당국 “사회적 연대 필요”

입력 | 2020-05-02 13:11: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졌던 지난3월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일대가 한산하다. 2020.3.8/뉴스1 © News1


방역당국이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완치된 확진환자 혹은 환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에 대해 혐오와 차별, 비난을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완치된 확진환자나, 환자가 많이 발생한 특정지역에 대한 차별 또 관광지를 방문한 외지인에 대한 혐오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대규모로 발병했던 대구·경북에 대한 혐오 게시물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특히 대구에 거주하는 한 확진자(19·남성)가 부산의 클럽을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두고 거센 비난이 이어졌다. 관련 기사에는 “대구 사람들은 정말 말썽이다” “확진자들을 만나서 때리고 싶다” 등 비판의 댓글이 쏟아졌다.

문제는 이로 인해 방역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확진환자 혹은 환자 발생이 많았던 특정 지역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 의심 증상이 생겨도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이를 숨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감염 환자는 자신의 행선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기 꺼릴 수 있다.

이렇게 생긴 방역망의 구멍은 다시 대규모 확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확진 환자 혹은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오히려 무고한 환자들을 양산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손 반장은 “바이러스는 우연적인 사건으로 감염되는 것으로 누구나 감염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지우거나 비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확진환자나 특정지역에 대한 차별과 배제는 결국 감염을 숨기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우리 사회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신종 감염병에 맞서기 위해서는 차별과 배제보다는 사회적인 연대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